“필로폰 투약” 횡설수설…청와대 초소 찾아 자수한 탈북민[THE 사건/단독]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월 2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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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로폰을 투약했는데… 자수하러 왔습니다.”

23일 오후 4시 반경 청와대 앞길에 택시 한 대가 멈춰 섰다. 30대 남성이 비틀대며 차에서 내리더니 교통초소로 다가갔다. 해당 남성은 근무 중이던 경찰에게 다가가 횡설수설 마약을 투약했노라 털어놓았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이 그의 소매를 걷어보니 실제로 팔에 주사를 놓은 자국이 여럿이었다. 소지한 가방에도 필로폰 등이 들어 있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마약을 투약했다고 자수한 A 씨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23일 긴급 체포해 수사하고 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탈북민인 A 씨는 23일 낮 서울 강남 모처에서 필로폰과 대마초, 주사기 8개 등을 지닌 채 택시에 탑승했다. 그리고 곧장 청와대 인근 초소까지 와서 마약을 투약했다고 자백을 한 것이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마약 투약이 처음이 아니었다. 이미 두 차례나 마약 전과가 있었다. 23일도 마약 전과로 복역하고 출소한 지 5일밖에 되지 않은 날이었다. A 씨는 이날도 마약 간이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경찰은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정을 의뢰해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 씨는 약 10년 전 탈북해 한국에서 지내온 것으로 안다”며 “조사에서 ‘출소하고 나서 일자리도 없고 답답한 마음에 청와대로 갔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A 씨가 마약 운반이나 판매 등에 연루되진 않았는지 추가로 조사해나갈 방침이다.

김태성기자 kts5710@donga.com
지민구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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