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번호 딸 수 있냐” 몽골인끼리 싸우다 살해…집행유예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1-23 19:43수정 2021-01-23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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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여자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겠냐’고 말한 행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불법체류 신분의 몽골인들이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이현우)는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몽골인 A 씨(22)와 B 씨(21)에게 각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 씨와 B 씨는 지난해 7월 5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길거리에서 처음 본 또 다른 몽골인 C 씨를 여러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 씨와 B 씨는 편의점 앞에서 술을 마시던 중 한 여성에게 전화번호를 물어보려 했고, 이를 본 C 씨가 ‘너희가 저 여자 전화번호를 얻을 수 있겠냐’고 말하면서 시비가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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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로부터 상해를 입고 의식을 잃은 C 씨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그로부터 나흘 뒤인 7월 9일 끝내 숨졌다.

재판부는 “A 씨는 불법체류하던 중 같은 몽골 사람인 피해자를 폭행해 상해를 가하고 결국 사망하게 했다”며 “피해자로부터 먼저 폭행을 당해 넘어진 후 흥분해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점, 경찰서에 자수하러 가는 길에 체포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B 씨에 대해서도 “피해자 도발에 화가 나 다투다가 상해를 가해 결국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중한 결과에 이르게 했다”며 “그런데도 당시 술을 마셔 기억이 안 난다는 진술로 일관해 책임을 회피하고, 공범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국내 형사처벌 전력이 없다”며 “이 사건 범행이 우발적으로 일어났고 피해자에게도 범행 발생 또는 피해 확대에 책임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어 “폭력행사 정도가 A 씨에 비해 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A, B씨가 피해자의 유족들과 원만히 합의해 그 유족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며 “그 밖에 이들의 나이, 환경, 등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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