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형량 줄이는 역할 아냐…변호받을 권리 인정해야”

뉴스1 입력 2021-01-15 11:49수정 2021-01-1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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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된 입양 딸 정인 양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첫 재판이 열린 지난 13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에서 첫 공판을 마친 양부모의 변호인이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1.1.13/뉴스1 © News1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의 변호인이 악성 문자를 받는 등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법조계에서는 감정적으로만 바라볼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 기본권에 해당하는 ‘변호받을 권리’ 또는 ‘변호할 권리’가 침해받아선 안 된다는 취지다.

허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15일 통화에서 “아무리 나쁜 사람이더라도 변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수는 있으나 변호할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변호사들은 피고인의 형량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게 허 대변인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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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할 때 변호사들이 나쁜 사람을 변호하면서 형을 적게 만든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다”며 “딱 죄를 지은 만큼 벌을 받게 하는 것이 의무다. 과하게 처벌받지 않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이어 “변호사법을 보면 수임을 의뢰하면 거부할 수 없게 돼 있다”며 “정인이 양부모를 변호한다고 해서 욕하는 것은 이런 상황을 무시하고 감정적으로만 바라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욕설이 섞인 문자 등을 보내 변호할 권리와 변호 받을 권리를 침해할 경우 법적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최진녕 법무법인 CK 변호사는 “개인이 변호받을 권리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며 “하나는 헌법상 피의자나 피고인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다른 하나는 법률상 변호사가 의뢰인을 변호할 권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반해 변호사들에게 욕을 하고, 문자 폭탄을 보낼 경우 형법상 업무방해죄, 협박, 정보통신방법상 명예훼손 등에 해당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 변호사는 “개인의 의사 표현은 개인의 자유지만, 직접적으로 변호할 권리와 변호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형식의 의사표현은 언제든 처벌 가능성이 있다”며 “나쁜 죄인이라도 변호인의 변호를 받을 수 있는 기본권이 있다. 그 사람에 대한 사법적 판단은 법원에 맡기고 변호 자체를 막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판사 출신 변호사 A씨는 “구속영장이 발부 또는 기각되거나 특정 피고인에 대한 선고가 내려진 뒤 이른바 ‘판사 신상털기’와 비슷한 상황이라고 본다”며 “변호인이라고 자신의 의뢰인이 저지른 범죄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맡은 일을 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인이 양부모의 변호를 맡은 정희원 변호사는 “화 나신 이유를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의뢰인과의 신뢰 때문에 그만두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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