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먼 나와 너, 대화를 나눌수록 ‘우리’로 다가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26일 03시 00분


코멘트

[극과 극이 만나다]참여 시민들이 전하는 소감

올 8월 ‘지역인재 의무채용’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 최지욱 씨(왼쪽)와 손지수 씨. 동아일보DB
올 8월 ‘지역인재 의무채용’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눈 최지욱 씨(왼쪽)와 손지수 씨. 동아일보DB
“대화를 통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공공 의제로 관점을 넓혀 가는 게 계량적으로도 확연히 드러납니다.”

9월 1일부터 모두 다섯 차례 진행한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 기획 ‘극과 극이 만나다’는 다른 생각을 가진 시민들이 한자리에 마주 앉아 얘기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극단적인 입장을 가진 이들의 대화가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예측하기 힘들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일대일 인터뷰에 참가한 시민 30명은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피력하면서도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참가자 서용삼 씨(26)도 “다른 생각을 가진 이와 대화할 기회가 없었는데, 극과 극을 통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려 노력해야 제 의견도 전달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는 소감을 전했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확인됐다. 빅데이터 업체 ‘아르스프락시아’에 의뢰해 참가자의 대화 텍스트 36만1769자를 ‘보나시치 영향력(Bonacich Power·단어의 객관적 영향력) 지수’로 분석했더니, 대화를 진행할수록 ‘사회’와 ‘사람’ ‘국가’ 등 공동체를 아우르는 단어들이 보편적인 화두로 떠올랐다. 사전에 실시한 개인 인터뷰 20만2472자에서는 ‘가족’ ‘친구’ 등 사적 영역의 단어들이 영향력이 컸던 것과 차별화된다. 아르스프락시아 측은 “사전 인터뷰에서 5회 미만으로 등장했던 ‘우리나라’란 단어가 극과 극 만남에선 149회 언급되며 중요 화두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진보와 보수 성향에 따라 사용 단어가 미묘하게 다른 점도 눈에 띈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한규섭 교수팀과 함께 설계한 ‘정치·사회 성향 분석’에 따라 구분한 진보 성향의 참가자들은 차별이나 격차, 소외 등 현시점의 문제와 연결된 단어가 영향력이 컸다. 이에 비해 보수 성향으로 평가된 참가자들은 교육과 자녀, 투자 등 다가올 미래와 연관된 단어가 주요하게 등장했다.

나에서 우리로 인식 넓히며 차이 줄여… “소통하면 다 풀려요”
시즌1 참여 시민 30명의 56만자 대화가 남긴 교훈


“정치적 사회적 성향을 떠나 시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현재의 문제점과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서용석 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동아일보 100주년 창간 기획 ‘극과 극이 만나다’에 참여한 시민 30명의 사전인터뷰 및 일대일 대화 텍스트 분석 결과에 대해 “매우 놀랍다”고 했다. 그는 “보수 성향의 시민들은 ‘자녀’를 중심으로 현 세대의 자원을 미래 세대에 배분하는 쪽에 무게를 뒀고, 진보 성향을 보인 시민들은 현재 사회 구성원 간의 자원 배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방향은 차이가 나지만 각자의 입장에서 사회 문제 해결을 깊게 고민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녔다”고 분석했다.

올해 8월부터 11월까지 이어진 극과 극 기획은 5회 동안 모두 30명의 사전 인터뷰와 15번의 일대일 대화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오고 간 시민들의 발언을 글로 정리하니 모두 56만4241자였다. A4용지 기준으로는 326장 분량이다.

동아일보는 전체 텍스트를 빅데이터 업체 ‘아르스프락시아’에 요청해 특정 단어가 언급되는 빈도수와 의미망 측정을 시도했다. 또 ‘보나시치 영향력(Bonacich Power) 지수’도 함께 측정했다. 이 지수는 시민들의 발언 속에서 어떤 단어가 객관적으로 더 많은 영향력을 가졌는지를 수치로 보여준다.

○ 서로 다른 지향성… 사회에 대한 고민은 같아

먼저 보수 성향을 드러낸 시민들의 인터뷰 10만1419자를 분석한 의미망에선 ‘아이’가 중심에 위치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단어는 모두 143회 언급됐고 전체 텍스트에서 가장 높은 영향력을 보였다. 아이는 ‘투자’라는 키워드와 밀접하게 연결됐으며 ‘선생님’ ‘내신’ ‘정시’ 등의 단어와 주로 함께 거론됐다. 모두 교육 관련 단어들이다.

세 자녀의 대학입시를 치른 학부모 김영실 씨(48)는 인터뷰에서 민간기업 지역인재 의무채용 제도 도입에 반대하며 “아이들이 명문대에 들어가고 스펙을 쌓기 위해 많은 투자를 했는데 이걸 배제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주장했다. 대입 정시 비중 확대에 반대하는 주장을 폈던 두 자녀의 학부모 김혜경 씨(49)도 “공부보다는 아이들이 정말 재밌어 하는 방과 후 활동, 취미 생활 등에 투자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도훈 아르스프락시아 대표는 “보수 성향을 보인 시민들은 다음 세대를 상징하는 자녀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통해 미래의 한국 사회가 더 나아졌으면 하는 희망 섞인 기대감을 드러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진보 성향으로 나타난 시민 인터뷰의 텍스트 10만1053자를 분석해보면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점을 드러내는 단어들이 자주 등장했다. 88회나 언급된 ‘서울’이 대표적이다. 서울은 ‘지역’ ‘지방’ ‘일자리’ ‘안정’ ‘비교’ ‘걱정’ 등의 키워드와 연결됐다. 또 ‘문제’라는 키워드와 밀접하게 이어졌다.

아르스프락시아 측은 “시민들이 자본이 집중된 서울이라는 공간을 지향하면서도 정작 이 울타리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걱정 등을 함께 표출한 결과로 보인다”고 짚었다.

금오공대를 졸업한 대구 출신의 취업준비생 김연정 씨(24)는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취업하고 싶고 이러한 일자리를 얻으려면 서울로 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했다.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 폐지를 주장한 홍창의 가톨릭관동대 미디어예술대학장(60)은 “노인복지라는 명목으로 대도시에만 있는 지하철을 무료로 탈 수 있게 하는 것은 다른 지방에서 역차별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진보 성향의 시민들은 지방 격차, 여성 차별, 노인 소외 등 현재 한국 사회가 겪는 문제들을 지적하면서 자원 분배를 통한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고 분석했다.

○ 대화를 통해 ‘나’에서 ‘우리’로 인식 넓어져

보수와 진보 성향의 시민들이 사전 인터뷰 20만2472자에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도 공통적으로 드러낸 지점이 있다. 대체로 ‘나’와 주변 인간관계를 중심으로 자신의 입장을 이야기하는 방식을 취했다는 점이다.

대입 정시 비중 확대에 반대한 고교 1학년 이민서 군(16)은 “혼자 생각하고 이야기할 때는 개인적인 경험만으로 말을 꺼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경험을 가진 김도영 씨(42)도 “인터뷰 때는 다른 사람의 주장과 생각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내 이야기’ 위주로 이야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시민들이 상대방과 만난 일대일 대화 36만1769자 분량의 텍스트에선 ‘사람’이 핵심 축으로 등장했다. 이 단어는 사전 인터뷰에선 218회 언급됐지만, 2명이 만난 일대일 대화에선 442회로 2배 이상으로 늘어났다. 특히 인터뷰에선 거의 언급되지 않았던 ‘우리나라’라는 표현은 149차례 등장했고, ‘대한민국’이란 키워드도 전체 의미망 안에서 큰 영향력을 보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대표는 “사람, 국가 등 공동체를 아우르는 보편적인 화두가 자연스럽게 시민 사이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소통의 이정표 역할을 하며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인지를 모색하는 대화가 이뤄졌다”고 분석했다.

시민들도 같은 의견을 냈다. 대기업 직장인 손지수 씨(29)는 “생각이 다른 분과 대화를 하다 보니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리 사회와 공동체의 미래까지 이야기하게 됐다”고 했다. 지하철 무임승차제를 주제로 20대 대학생과 대화를 나눈 전직 교사 한해수 씨(69) 역시 “청년과 대화를 하면서 국가적인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입장을 좁혀 나갔다”고 밝혔다.

함인희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텍스트 분석 결과를 확인한 뒤 “개인의 관점으로 사회를 바라본 양극단의 시민들이 대화를 통해 사고의 틀을 확장했다는 점이 매우 의미 있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함 교수는 이어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소통을 하려는 시도가 끊이지 않고 이어져야 사회적으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기획에 참여한 시민들 역시 다양한 형태로 ‘소통의 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민간기업의 지방인재 의무채용 제도 도입에 찬성한 최지욱 씨(27)는 “일대일 대화 외에도 생각이 다른 시민이 2 대 2나 3 대 3으로 만나는 방식도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고 제시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었던 양영화 씨(55)는 “직접 얼굴을 맞대지 않더라도 편지나 온라인 대화 등을 통해 교감을 나눠도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생각 엇갈려도 배려하니 통하네요”
#1회: 민간기업 지역인재 의무채용

○ 최지욱 씨(27·찬성) 지수 님과 대화를 나눈 뒤에도 생각이 바뀌진 않았어요. 다만 수도권 대학생과 지방대 학생의 ‘취업 격차’를 좁히기 위해 정책적 관리가 필요하단 점은 공감대를 형성했죠. 청년들이 ‘학벌’ 등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능력을 마음껏 펼치도록 사회적으로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같았어요. 지수 님과 저는 다른 삶을 살았고 생각도 엇갈렸지만 같은 청년이라 그런지 통하는 게 많았어요.

○ 손지수 씨(29·반대) 지욱 님과의 대화 뒤 느낀 게 있어서 최근에 봉사활동을 시작했어요. 온라인을 통해 취업준비생들의 자기소개서를 첨삭하고 컨설팅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지방 학생들이 취업 준비 과정에서 수도권 학생들과 큰 격차를 느꼈다는 것을 지욱 님과의 대화를 통해 알게 됐거든요. 민간기업 지역인재 의무채용 제도 도입에 대해선 여전히 반대하지만,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의 상황을 많이 생각해 보고 있어요.

#2회: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

올 9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를 놓고 대화한 서용삼 씨(왼쪽)와 한해수 씨. 동아일보DB
올 9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를 놓고 대화한 서용삼 씨(왼쪽)와 한해수 씨. 동아일보DB
○ 한해수 씨(69·찬성) 정말 오랜만에 20대 젊은이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청년과 노인들이 너무 소통하지 않았다는 걸 느꼈죠. 사실 국가 발전에 이바지한 노년층에 지하철 무임승차 혜택이라도 줘야 한다는 주장엔 변함없어요. 그래도 용삼 군과 만나고 나선 젊은이들이 바쁘게 출퇴근하는 시간대에는 되도록 지하철을 이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노인들이 바쁜 젊은이들 자리 뺏으려고 지하철 타는 건 아니거든요.

○ 서용삼 씨(26·반대)
한 선생님을 만나기 전에는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제에 반대하는 제 주장과 논리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에만 집중했어요. 그런데 막상 한 선생님과 얘기를 나누다 보니 제 생각만 강조해선 대화를 이어갈 수 없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래서 상대방의 의견을 더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그동안 어르신들과 만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대화를 계기로 시야를 넓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3회: 코로나 확진자 동선 공개


경남 거제에서 ‘코로나19 동선 공개 기준’에 대해 대화를 나눈 양영화 씨(왼쪽)와 김도영 씨. 동아일보DB
경남 거제에서 ‘코로나19 동선 공개 기준’에 대해 대화를 나눈 양영화 씨(왼쪽)와 김도영 씨. 동아일보DB
○ 김도영 씨(42·찬성) 대화를 나눈 뒤 꽤 지나서 영화 님께 따로 연락을 했어요. 지방자치단체의 잘못된 코로나19 확진자 정보 공개로 운영하던 식당을 폐업하셨잖아요. 위로의 뜻을 담아 메시지를 드렸어요. 아직은 확진자 정보를 더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영화 님과는 의견이 다르죠. 그래도 영화 님의 얘기를 듣고 울컥했어요. 이렇게 대화만 나눠도 서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걸 그동안 왜 몰랐을까요.

○ 양영화 씨(55·반대) 도영 님은 코로나19 확진 경험이 있어서 이미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셨어요. 그럼에도 생각이 다른 제 이야기에 큰 공감을 해주셨어요. 큰 상처를 입은 분께 위로를 받으니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사실 그동안에는 제가 받은 상처와 피해에 대해서만 생각했는데, 도영 님과 만난 뒤로 모든 국민이 다 같이 힘들다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고 공감하게 됐죠.

#4회: 민간기업 여성 이사 의무할당제


‘여성이사 의무할당제’를 놓고 대화했던 사회 초년생 오도경 씨(왼쪽)와 대기업 임원 출신 유세미 씨. 동아일보DB
‘여성이사 의무할당제’를 놓고 대화했던 사회 초년생 오도경 씨(왼쪽)와 대기업 임원 출신 유세미 씨. 동아일보DB
○ 유세미 씨(51·찬성) 우리 사회의 ‘유리천장’을 깨기 위해 민간기업 여성 이사 의무할당제가 필요하다는 제 생각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도경 님과 대화하며 아직도 기업들이 여성을 차별한다는 현실을 전해 듣고 마음이 아팠어요. 세대도 차이 나고 살아온 환경도 다르지만 여성으로서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은 비슷하다고 느꼈죠. 함께 겪은 아픔과, 이걸 우리가 해결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좋은 대화를 이어갔어요.

○ 오도경 씨(26·반대) 여전히 여성 이사 의무할당제는 불필요한 제도라는 입장이에요. 유 선생님과 이 부분에 대해선 합의를 이루지 못했죠. 그럼에도 유 선생님과 저의 주장은 여성이 차별받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출발점은 같았어요. ‘가지’만 다를 뿐 ‘뿌리’는 하나였던 거죠. 또 대화를 나누던 중에 ‘우리’란 말을 자주 썼어요. 한국 사회에서 먼저 직장 생활을 경험한 유 선생님이 ‘또 다른 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동질감을 느꼈죠.

#5회: 대입 정시 비중 확대


‘대입 정시비율 확대 정책’을 놓고 대화를 나눈 오승현 군(왼쪽)과 이민서 군. 동아일보DB
‘대입 정시비율 확대 정책’을 놓고 대화를 나눈 오승현 군(왼쪽)과 이민서 군. 동아일보DB
○ 오승현 군(18·찬성) 여태껏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의 정시 전형이 가장 공정한 제도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민서 님이랑 대화를 나눈 뒤에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서울과 지방의 교육 환경 자체가 다른 상황에서 모든 학생이 같은 조건으로 시험을 치르는 게 오히려 불공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전주에 살면서 알지 못했던 내용들을 민서 님을 통해 많이 들었고, 수시 제도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하게 됐어요.

○ 이민서 군(16·반대) 승현 님은 “학생부가 대충 기록되는 사례를 종종 봐서 수시 전형을 믿을 수 없다”고 했어요. 학생부 기록에 선생님들의 주관적인 평가가 반영된다는 건 저도 잘 알죠. 다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은 크게 고민해 보지 못했어요. 승현 님의 얘기를 듣고 나선 이러한 문제를 방치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승현 님을 만난 덕분에 편협한 생각에서 벗어나 더 열린 사고를 갖게 된 것 같아요.

○ 특별취재팀 dongatalks@donga.com

▽지민구 이소연 신지환(이상 사회부) 조건희 기자


#극과 극이 만나다#인식 차이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