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취약지 55곳에 가로등 설치 “인천이 밝아졌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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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찰청 ‘밝고 안전한 인천만들기’
오래된 가로등 4000개, LED로 교체
보행유도등 깔고 방범시설도 확충
순찰강화-112 출동시간 단축 나서

인천지방경찰청이 ‘밝고 안전한 인천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계양구 계산1동 고향골어린이공원. 7월(왼쪽 사진)에는 공원이 어두웠지만 최근 가로등이 확충돼 한층 밝아진 가운데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지방경찰청이 ‘밝고 안전한 인천 만들기’ 사업을 추진한 계양구 계산1동 고향골어린이공원. 7월(왼쪽 사진)에는 공원이 어두웠지만 최근 가로등이 확충돼 한층 밝아진 가운데 주민들이 산책을 즐기고 있다. 인천지방경찰청 제공
인천 계양구에 사는 주부 박민정 씨(50)는 요즘 매일 저녁이면 고향골어린이공원에서 산책을 즐긴다. 1485m² 규모인 이 공원에는 7월까지만 해도 가로등이 2개밖에 없어 어두운 데다 가끔 술에 취한 노숙인들이 나타나 주민들이 산책을 꺼렸다.

인천지방경찰청는 올해 8월 ‘공원이 어두워 불안하고 범죄 발생이 우려된다’는 주민 민원에 따라 계양구와의 협의를 통해 가로등을 4개로 늘리고, 전구를 모두 발광다이오드(LED)로 바꿨다. 박 씨는 “공원이 밝아지면서 산책할 때 느끼던 불안감이 사라져 즐겁게 산책에 나서고 있다”며 “경찰이 공원을 자주 순찰해 노숙인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인천경찰청이 7월부터 ‘밝고 안전한 인천 만들기’ 사업을 추진하면서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경찰청이 전국 18개 지방경찰청의 상반기 체감안전도를 조사한 결과 시민들이 인천경찰청에 개선 사항으로 요구한 단어는 ‘어둡다’ ‘가로등 설치’ ‘순찰 강화’ 등이었다. 인천경찰청이 실태 파악에 나선 결과 인구 1만 명당 인천의 가로등은 200개로 서울(277개)에 비해 70개 이상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경찰청은 112 신고가 빈번하게 접수되는 인천의 범죄 취약지 790곳의 가로등 설치 여부 등을 포함한 방범 진단에 들어갔다. 인천시의 예산 지원을 받아 여성들이 불안감을 호소하는 주택가와 공원 등에 가로등과 폐쇄회로(CC)TV 등을 우선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달까지 범죄 취약지 55곳에 가로등 300여 개를 새로 설치했다. 또 오래된 가로등 4000여 개를 모두 LED로 교체했다. 예산이 부족해 가로등을 설치하기 어려운 곳에는 바닥에 보행유도등을 깔고, 112 신고 표지판 같은 방범시설을 확충했다. CCTV도 689대를 늘렸다.

시민들의 요구를 반영해 순찰을 강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112 신고 접수와 출동시간 단축에도 나섰다. 112 신고가 몰리는 심야 시간에는 지구대와 파출소에 최소 인원만 남기고 80% 이상의 경찰관을 주택가나 다중이용시설 밀집 지역 등을 순찰하게 했다. 이로 인해 긴급 출동이 필수적인 강력 범죄나 이동형 범죄 신고에 대한 현장 도착 시간은 지난해 1∼9월 평균 5분 41초에서 올해 같은 기간 4분으로 1분 41초나 단축됐다. 전체 112 신고 도착 시간은 5분 24초에서 5분 5초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구 인천경찰청장은 “가로용 조명의 영향 범위가 1km²씩 넓어질수록 야간에 발생하는 강도 절도 같은 5대 범죄가 약 16%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인천시와 협의해 내년에도 가로등과 방범시설을 지속적으로 확충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지방경찰청#밝고 안전한 인천만들기#순찰#가로용 조명#범죄 취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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