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행정관, 무자본M&A 논란에도 靑입성 ‘미스터리’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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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 로비 의혹]
작년 소액주주들 靑청원할 정도로 의혹 제기된 회사의 사외이사 맡아
상장 폐지된 시기 민정수석실로 옮겨… 文대통령 지지하며 여권과 인연
국정원 댓글사건 강기정 재판때 이광철 등과 함께 변호인단 참여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낸 이모 변호사(36)가 옵티머스 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 곳곳에 등장하면서 청와대 입성 배경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 변호사는 변호사단체의 추천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도 아니다. 2012년 11월 당시 대통령 선거에 출마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공개 지지한 것을 계기로 여권 인사들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으로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었던 강기정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재판을 받을 때 이광철 민정비서관,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과 함께 변호인단으로 참여했다. 문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에는 김조원 전 민정수석비서관이 위원장을 지낸 당무감사위원회의 위원으로 활동했다. 이 변호사의 청와대 행정관 인사검증 등은 김 전 수석의 민정수석실에서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호사가 지난해 3∼10월 사외이사를 맡았던 선박부품 제조업체 ‘해덕파워웨이’는 옵티머스가 펀드 자금으로 무자본 인수합병(M&A)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해덕파워웨이는 지난해 1월 불성실공시 등으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이 됐다. 해덕파워웨이 소액 주주는 같은 달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기업 대상 모리배들의 무자본 M&A로 많은 코스닥 상장 기업들이 상장 폐지까지 되고 있다”며 진상 파악을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해덕파워웨이는 상장 폐지됐지만 이 변호사는 같은 달 청와대로 자리를 옮겨 올 6월까지 근무했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 입성 과정에서 이런 점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아 책임을 피해가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옵티머스 펀드 자금 수백억 원이 경유한 업체 ‘셉틸리언’의 지분 50%를 보유했다. 나머지 지분 50%는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50·수감 중) 부인인 윤모 씨 소유였다. 2018년 4월에는 옵티머스 지분 9.8%를 취득했고, 이 지분은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팔았다. 그러나 이 변호사가 청와대 근무 당시에도 지분을 갖고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변호사가 청와대에 재직하던 올 4∼6월 옵티머스 사무실을 사용했다는 진술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금융감독원이 옵티머스를 조사하던 시기다. 이 변호사는 23일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나올 예정이다.

위은지 wizi@donga.com·황형준 기자
#옵티머스#로비#의혹#무자본m&a#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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