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3개월 딸 방치해 숨지게 한 父 징역 4년…母는 재판중 사망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9-22 14:48수정 2020-09-22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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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목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생후 3개월 딸을 엎어서 재운 뒤 15시간 넘게 돌보지 않고 내버려둬 숨지게 한 20대 남성에 대해 대법원이 징역 4년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기소된 A 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4월 오후 6시경 젖먹이 딸을 엎어서 재운 뒤 아내 B 씨와 저녁식사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두 사람은 그 자리에서 술도 마셨다.

A 씨는 같은 날 오후 8시 30분경 집으로 돌아갔지만, 딸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은 채 잠이 들었다. 아내 B 씨는 A 씨와 만난 후 다른 술자리에 갔고 그날 귀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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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B 씨는 A 씨를 불러내 아침 식사를 한 뒤 바로 출근했다.

A 씨는 회사에 다니는 아내 B 씨 대신 양육을 도맡아 했다. 아내와 아침을 먹은 후 오전 9시 30분경 집에 돌아온 A 씨는 그제야 딸이 숨을 쉬지 않는 것을 알아차렸다. 119에 신고했지만,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딸은 이미 심정지 상태였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정확한 사인은 알 수 없으나 질식에 의한 사망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냈다.

A 씨 부부는 딸이 있는 방안에서 담배를 피우고, 일주일에 2~3회 이상 아이를 두고 외출해 술을 마시기도 했다.

딸의 엉덩이는 오랜 시간 기저귀를 갈아주지 않아 생긴 발진으로 피부가 벗겨져 있었다. A 씨 부부에게는 3세 아들도 있었는데, 아들 역시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했다. 어린이집 교사는 아들이 곰팡이가 묻은 옷을 입고 있었고, 몸에서 악취가 났다고 진술했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는 참고사진. ⓒGettyImagesBank

결국 A 씨와 B 씨는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 4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사람이 부모로서 취해야 할 최소한의 보호조치만 했더라도 딸의 사람이라는 비극적인 결과는 충분히 피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B 씨는 딸이 사망할 당시 직접 어떤 행위를 하지는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항소심이 진행되던 도중 B 씨는 갑자기 사망했다. 셋째를 임신 중이었던 B 씨는 출산을 위해 구치소에서 잠시 나왔다가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B 씨의 사망으로 홀로 법정에 선 남편 A 씨는 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 받았다.

2심 재판부는 “딸이 생후 4개월을 채 살아보지 못한 채 친부모의 방치로 인해 소중한 생명을 잃었고, 일주일에 2~3회 이상 외출해 술을 마시는 등 우연히 딸이 사망하는 결과가 초래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더욱 비난 가능성이 크다”면서도 “A 씨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재판받던 배우자가 사망하는 또 다른 비극을 겪어 추후 혼자서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점을 고려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역시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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