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추미애 아들 병가 의혹…병원 진단서 공개로 풀릴까

  • 뉴스1
  • 입력 2020년 9월 4일 14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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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9.1/뉴스1 © News1
추미애 법무부 장관. 2020.9.1/뉴스1 © News1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모씨(27)의 병가 연장을 둘러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추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처음 불거진 이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사건 배당을 두고도 논란이 번지는 모양새다.

4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옛 미래통합당)은 지난 1월 초 해당 의혹과 관련해 추 장관을 대검찰청에 공무집행방해죄, 근무기피 목적 위계죄의 공동정범 혐의로 고발했다. 같은달 사건을 배당받은 서울동부지검 형사1부는 지난 6월에야 서씨와 함께 군복무한 A씨(26) 등을 참고인 조사했고,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야당은 동부지검 수사 중립성에 의구심을 제기하며 특임검사 임명을 요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수사실무를 담당한 김남우 전 동부지검 차장이 사의를 표했고 양인철 형사1부장은 비(非)수사부서인 서울북부지검 인권감독관으로 전보됐다. 지난 8월 임명된 김관정 동부지검장은 ‘채널A 사건’ 처리를 두고 대검 형사부장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과 이견을 보이며 대립한 바 있다.

서씨는 추 장관이 5선 의원이자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이던 2016~2018년 주한미8군 한국군지원단(카투사)에서 근무했다. 서씨 변호인에 따르면 서씨는 2015년 4월 삼성서울병원에서 왼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이후 오른쪽 무릎까지 통증이 악화돼 2017년 4월 같은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이에 그해 4월12일 국군 양주병원에서 외래진료를 통해 병가 관련 서류를 발급받은 것을 근거로 2017년 6월5~14일(10일간) 1차 병가를 받았다. 6월7~9일 입원수술 뒤 거동이 불편하자 같은달 15~23일(9일간)엔 2차 병가를 냈다. 실밥은 21일 제거했다.

이후 통증이 지속되자 병가연장을 간부에게 문의했고, 어렵다고 하자 서씨는 같은달 24~27일 휴가를 쓴 뒤 부대에 복귀했다. 서씨 변호인 측은 “문의 주체가 복수인지 단수인지, 서씨가 포함됐는지 여부와 방법, 시기 문제는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추 장관 아들 의혹에 관해선 “개인 신상 문제”라며 일절 대응하지 않고 있다.

야당은 서씨의 2차례 병가가 병무청에 기록이 없어 무단 근무지 이탈, 즉 탈영이라고 주장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지휘관이 승인했는데 서류상 그런 것을 남기지 않았거나 행정절차상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기록미비를 일부 인정했다. 서씨 변호인 측은 ‘연대 통합행정시스템’에 면담기록이 남아있고 서류제출 의무도 다했다는 입장이다.

또 야당은 서씨가 쓴 4일간의 개인 연가도 당시 추 의원 보좌관 연락을 받아 선(先) 조치, 후(後) 행정처리된 비정상적 행위라고 지적한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2일 공개한 녹취록에서 서씨 근무 부대 지원장교는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당시 추 의원 보좌관으로부터 서씨 병가 연장 요청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그는 검찰 조사 때도 이처럼 진술했으나 검사가 ‘확실하냐’고 거듭 다그치자 조서에선 이 내용을 빼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보좌관이 그런 사적인 일에 지시를 받고 하겠나” “그런 사실이 있지 않다”고 부인했으나 여당 내에서도 ‘다른 얘기’가 나온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시선집중’에서 “국방부를 통해서도 확인해봤는데 (보좌관이) 전화를 건 건 사실 같다”면서 “추 장관이 직접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의원실 보좌진이 서씨 휴가 연장과 관련해 아무 지시 없이 부대로 전화했다는 게 납득가능한 설명이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선 전날(3일) 대검에 국민의힘이 서씨와 성명불상의 당시 추 의원 보좌관, 군 관계자 3명 등 5명을 군형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했고, 한 시민단체가 추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수사의뢰했다.

야당은 발급시점이 적힌 병원 진단서 등 관련 서류를 공개하면 끝나는 문제라면서 당분간은 추가 의혹 제기 없이 추 장관 측 대응을 관망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은 이에 “(관련 기록을) 공개하는 게 좋겠다고 추 장관 측에 전달했고, 공개하겠다는 긍정적 입장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서씨 변호인 측도 “긍정적 입장은 맞고, 시기 문제가 있다”며 “법무장관은 검찰 인사권자인데 (공개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고 공격당할 소지가 없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 단계에서 밝힐지, 수사 종결 뒤 밝힐지 등을 검토한다는 것이다. 이어 기록상 날짜 등에 문제 소지는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공개시) 소명될 것”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

한편 검찰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만큼 검찰 지휘권을 가진 추 장관에게 이해충돌 문제가 발생하지 않냐는 논란도 제기된다. 최근 이와 관련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 질의를 받은 국민권익위원회는 문제소지가 있는지 관련법률을 검토해 이르면 이날 중 답변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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