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수도권 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처음으로 시행된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는 유동인구가 줄어든 모습이었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면서 시민들이 경각심을 갖고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이번 지침으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할 수는 있으나, 50명 미만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발생하던 2차 유행 전으로 돌아가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3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주말에 백화점이나 카페에 사람이 많이 없었다. 시민들이 이제야 경각심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면서도 “마스크를 안 쓰고 있거나 코까지 쓰지 않은 시민들이 여전히 눈에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에 대한 경각심을 더 가질 필요가 있다. 마스크 미착용이 벌금 대상이라는 것을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3단계에 가까운 2.5단계를 하는 상황에서 더 확실히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2.5단계가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난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수를 일시적으로 줄이는 데 그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일찍 3단계를 굵고 짧게 시행했어야 하는데 상황이 만만치 않다”며 “2.5단계로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겠지만, 2차 유행 전인 1일 신규 확진자 수 50명 미만 수준으로 가긴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이미 여기저기서 확산하고 있어서 시기가 늦었다”며 “깜깜이 감염도 25%인데, 깜깜이 감염이 많다는 건 그만큼 지역사회에 퍼져있고 역학조사가 (감염 속도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이미 타이밍을 놓쳤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동참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2.5단계라도 제대로 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또 매장 내 식사 시간제한 등 일부 정부 방침에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천 교수는 “오후 9시 이후 식당에 손님을 받지 않게 돼 있는데, 오후 9시 이전에도 감염이 충분히 일어나고 있다”며 “차라리 식당에서 술먹는 것을 자제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술을 마시면 식당에 오래 머무르게 되니까 술 판매에 대한 제약을 고려해보는 것도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른 서울 시내버스 야근 감축 운행이 위험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 교수는 “오후 9시 이후 버스 운행을 줄이는 것은 위험하다”며 “오후 9시 이전 버스나 대중교통의 밀집도가 올라가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반회사는 제한 없이 출퇴근하고 있다. 일반기업은 재택근무 권고 수준이라서 출퇴근을 정상적으로 하는 직장인들이 많다”며 “오후 9시 이후 버스 운행을 줄이면 풍선효과로 오후 9시 이전 버스의 밀집도가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8명으로 18일 연속 세 자릿수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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