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정부 의료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인턴, 레지던트)들이 21일부터 무기한 업무중단에 돌입하기로 했다. 현실화된다면 의약분업 사태 이후 20년 만에 벌어지는 전공의 무기한 파업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업무중단으로 의료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공지한 ‘전공의 단체행동 안내문’에 따르면 전공의들은 21일 인턴과 4년차 레지던트를 시작으로 업무중단에 돌입한다. 22일에는 3년차 레지던트, 23일에는 1·2년차 레지던트가 업무중단에 합류한다. 다만 필수의료인력은 진료 현장에 남길 방침이다. 전공의들은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거나 전문의 시험 거부를 선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대전협은 정부가 추진하는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방안 등을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공의들은 앞서 7일에도 24시간 집단휴진을 하고, 14일에는 대한의사협회가 주도한 전국의사총파업에 참여했다.
지난 두 차례 집단행동과 달리 이번에는 업무중단 기한을 정하지 않은 것이 변수다. 전공의들의 업무중단이 길어질 경우 진료에 비상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전공의는 전문의가 되기 위해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는 훈련생인 동시에, 전문의의 수술과 진료 등을 보조하는 주요 인력이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대형병원들은 전공의를 대체할 인력이 있어 당장 큰 공백이 벌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얘기가 달라진다”고 우려했다. 앞서 2000년에는 전공의들이 4개월 넘게 장기 파업을 벌이면서 환자들이 제때 진료를 받지 못해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의료 공백 우려에 대해 서연주 대전협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감지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가 의료진을 구석으로 몰아넣는 상황에서 배수의 진을 치고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 부회장은 “코로나19 확진자나 위급한 환자 진료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필수의료인력은 무조건 남겨 환자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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