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광복절 노동자대회…“남북화해·노동자 생존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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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8월 15일 16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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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광복절을 맞아 서울 도심에서 2000여명의 조합원이 참가한 대규모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긴장관계 완화와 노동자 생존권 보장을 정부에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5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각역에서 ‘8·15 노동자대회 성사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과 한미워킹그룹 해체, 남북합의 이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경제위기 속 노동자의 고용 보장 등을 요구했다.

김대하 비대위원장은 대회사에서 “광복 이후 미국이 일제를 대신해 이 땅의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한미워킹그룹, 세균전 부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등을 배치하고 한미합동군사훈련을 강행하며 한반도 평화를 위협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높아졌던 남북 화해 분위기가 현 정권이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면서 물거품이 됐다며 “한미동맹의 손을 뿌리치고 우리 민족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이 시각 광화문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성조기를 들고 미국을 따라가자고 한다”며 “이게 다 2년 전 판문점에서 우리 민족이 손을 잡고 자주와 평등의 나라를 만들자는 약속을 저버린 결과”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동안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이 지나가면서 “시끄럽다” “빨갱이”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반전·평화 운동을 해도 빨갱이라고 한다”며 “정권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노동자들은 빨갱이라고 불린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은 이 자리에서 ‘민족자주선언문’을 발표했다. 선언문은 “우리는 자주와 평화, 통일을 가로막는 미국의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반대한다”며 “노동존중, 차별철폐, 적폐 세력과 그 제도를 완전히 청산하기 위한 투쟁을 해나갈 것”이라는 내용이다.

더불어 민주노총은 “우리는 코로나19 감염확산을 방지하고 노동자 민중의 생존권과 건강, 안전을 지키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코로나19와 경제위기를 빌미로 그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 전가하고 차별·배제하는 정책을 단호히 거부한다”고 덧붙였다.

당초 민주노총은 이날 종로구 안국역 4거리 인근에서 2000여명이 모여 8·15 노동자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집회가 금지되자 행사 형식을 기자회견으로 바꾸고 장소도 변경했다.

주최 측은 참가자들에게 페이스쉴드를 나눠주고 체온을 측정했다. 참가자들은 종각역 4거리의 보신각, 종로타워, 영풍빌딩, 제일은행빌딩 앞 인도에 각각 모여서 기자회견문을 함께 낭독했다.

민주노총은 “정부 당국과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빌미로 집회를 금지하고 행사장인 안국역 인근을 원천 봉쇄했다”라며 “혹시 발생할 수도 있는 물리적 충돌을 사전에 막고 우려와 관심으로 지켜보는 국민을 위해 장소와 형식을 변경했다”고 전했다.

이날 오후 4시쯤 기자회견이 마무리되자 참가자들은 별도의 행진 없이 해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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