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구 후보자, 부산서 마지막 재판 끝내고 담담한 표정으로…

배석준 기자 , 고도예 기자 입력 2020-08-13 18:46수정 2020-08-1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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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 대법원 제공
대법관 후보자로 임명 제청된 이흥구 부산고법 부장판사(57·사법연수원 22기)가 13일 ‘24년차 지역법관’으로서 마지막 재판을 부산에서 진행했다.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이흥구)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10시 30분까지 5건의 선고 공판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가짜 신용장으로 수출거래를 하는 모양새를 만들어 국내은행으로부터 상당한 금액을 편취한 사건에서 피고인 A 씨 등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이날 선고는 이 후보자가 1993년 서울남부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해 1997년 부산 지역법관으로 내려간 지 24년차 지역법관으로서의 마지막 재판이다. 재판이 끝난 후 이 후보자는 배석 판사들과 법정 경위, 실무관, 속기사 등 9명의 재판부 구성원들과 함께 부산에서의 마지막 사진을 함께 찍었다. 이 후보자는 재판을 끝내고 담담한 표정으로 그가 몸담았던 법정을 잠시간 쳐다봤다.

이 후보자는 부산 경남 지역법관으로 근무하면서 굵직한 재심 사건과 ‘사법주권’을 강조한 판결 등을 했다. 그는 2013년 5월 창원지법 마산지원에서 ‘영세중립 통일’ 운동가 2명에 대한 재심에서 52년 만에 무죄를 선고했다. 1961년 12월 혁명재판소가 특수범죄 처벌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로 김문갑·김성립 씨 각각에 대해 징역 10년, 징역 5년을 선고한 사건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두 사람은 중립 통일을 선동하고 북한의 주장에 고무 동조했다는 혐의로 기소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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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후보자는 2009년 1월 부산지법에서 국내 기업이 수출한 기계 때문에 외국 근로자가 숨졌을 경우에 부담하는 제조물 책임에 대해 정신적 고통 등 비경제적인 손해까지 물을 수 없도록 한 국내법을 따라야 한다는 판결을 했다. 그는 “미국 법원이 인정한 비경제적 손해 금액이 대한민국에서 인정할만한 통상의 배상액을 초과했다”고 지적해 ‘사법주권’을 강조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2008년 7월 부산지법에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부인 정희자 씨가 이사장으로 있는 학교법인 지성학원이 명의신탁을 통해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구입한 부동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하기도 했다.

이 후보자는 18일부터 대법원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에 나선다. 대법원 법원행정처 인사청문회팀과 함께 국회의원들의 예상 질의에 대한 답변을 준비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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