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방’ 공범 “범죄집단 조직·활동 사실 없다…조주빈 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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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7월 14일 15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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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성착취물이 제작·유포된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의 공범이 ‘범죄집단조직’과 관련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박사방 운영진과 유료회원 등 8명은 디지털성착취 사건이 불거진 뒤 처음으로 범죄집단 조직 및 가입, 활동 혐의로 기소됐는데 대부분의 피고인들이 관련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부장판사 조성필) 심리로 14일 열린 닉네임 ‘부따’ 강훈(19)의 공판기일에서 강씨 측 변호인은 “범죄집단을 조직한 사실도 없고 활동한 사실도 없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와 강씨는 앞서 청소년성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닉네임 ‘김승민’ 한모씨(26), ‘랄로’ 천모씨(28) 등 9명과 지난해 9월 성착취물 제작·유포 범죄를 목적으로 유기적 역할분담 체계를 구축한 범죄단체 ‘박사방’을 조직한 혐의를 받았다.

이와 관련 강씨 측 변호인은 “조씨의 지시에 의해 박사방을 관리하다 보니 조씨가 만든 음란물을 유포하는 행위를 도왔다”며 “배포 혐의는 인정하지만 나머지 범죄사실엔 강씨가 가담한 사실이 없고 조씨가 단독으로 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조씨 입장에서는 어떻게 성착취물을 만들었는지 공개하면 ‘또 다른 조주빈’ 때문에 경쟁관계가 생겨 피해자들로부터 성착취물을 받아내는 방법을 독점해야 했다”며 “조씨 외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제작하는지 전혀 알 방법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박사방이 범죄수입 배분을 목적으로 하는 범죄집단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또 “강씨는 조씨에게만 연락과 지시를 받았고 조씨에게만 지시 결과를 알려줬다”며 “‘조직’이라면 강씨가 조씨에게 지시를 받아 조직 내 다른 누구에게 일을 시키거나 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 9일 열린 재판에서도 조씨를 비롯해 ‘태평양’ 이모군(16), ‘도널드푸틴’ 강모씨(24), ‘랄로’ 천모씨(29), 박사방 유료회원 ‘블루99’ 임모씨(33)와 ‘오뎅’ 장모씨(40) 등 피고인 6명 모두 ‘사실관계는 대체로 인정하지만 범죄단체조직에 가입하고 활동한 것은 아니다’라는 취지로 혐의를 부인했다.

다만 피고인 8명 가운데 ‘김승민’ 한모씨(26) 측만 이날 재판에서 “아직 기록복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며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대신 한씨 측 변호인은 “한씨가 피해자 측과 합의를 원하는데 현재 피해자 1명만 변호사가 있고 나머지는 변호사 선정이 안 돼 있다”며 검찰에 변호사 선정을 요청하기도 했다.

아울러 박사방 사건과 관련한 피고인들에 대한 증인신문도 이뤄지고 있다. 그간 조씨 등의 성착취물 혐의 재판에서는 우선 피해자들이 증인으로 채택됐었다.

이날 ‘부따’ 강훈의 재판에는 조씨의 공범인 사회복무(공익근무)요원 출신 ‘도널드푸틴’ 강모씨(24), 조씨의 공범으로 지목돼 파면된 경남 거제시청 소속 8급 공무원 ‘랄로’ 천모씨(29)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천씨는 “박사방에 최초로 성착취물을 올린 사람은 박사(조주빈)이고, 부따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들에게 성착취물을 강요한 것을 목격한 적은 없다”는 취지로 증언했다.

반면 텔레그램 성범죄자들의 신상을 박제하는 계정 ‘주홍글씨’의 초기 운영자 중 1명인 닉네임 ‘미희’ 송모씨(25)는 증인석에서 “조씨가 강훈을 자신의 오른팔로 표현하고, 강훈을 ‘박사 직원’으로 부르기도 했었다”는 취지로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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