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분향소 이틀간 2만여명 조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13일 03시 00분


코멘트

[박원순 前서울시장 장례]첫날은 일부 단체 기습 집회로 소란
온라인 분향소엔 100만여명 “애도”

1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 마련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64) 분향소. 분향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이날 아침부터 박 전 시장을 추모하려는 시민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첫날 일부 단체의 기습 집회로 소란했던 것과는 달리 차분한 분위기 속에 시민들의 행렬이 이어졌다. 오후 2시경에는 지하철 1호선 시청역 4번 출구부터 분향소까지 1km가량 추모객들이 대기했다. 전날 오전 11시부터 이날 오후 10시까지 2만여 명의 조문객이 다녀갔다.

낮 기온이 28도를 웃돌고 저녁부터는 비가 왔지만 시민들은 마스크를 쓴 채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차례를 기다렸다. 혼자 온 시민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오거나 친구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는 등 추모객들의 모습도 다양했다. 보수 유튜버들은 시민들의 분향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분향 전 발열체크와 손 소독을 마친 시민들은 30명씩 분향소에 들어가 조문을 했다. 분향소 오른편 출구에는 박 전 시장과 인연이 있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10여 명이 분향소를 찾은 시민과 슬픔을 나눴다. 시민들의 눈시울은 붉어졌고, 얼굴에는 먹먹함이 가득했다. 방명록에는 ‘당신께서 꿈꾸던 서울시 보고 갔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이라는 글을 남겼다.

박 전 시장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부르며 ‘젠더특보’를 신설하는 등 여성 인권 향상에 기여했지만 직원을 성추행한 혐의로 경찰에 고소당했다. 시민들은 안타까워하면서도 성추행 의혹은 규명돼야 한다고 했다. 마포구에서 온 이모 씨(48)는 “시장으로서, 인권변호사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애를 많이 썼는데 허무하게 떠나 애통하고 속상하다”며 “여러 논란은 우선 장례를 잘 마친 뒤 밝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남구에 사는 이모 씨(45·여)는 “이웃집 아저씨 같은 시장이었다고 생각한다”며 “성추행 의혹은 아직 구체적으로 밝혀진 게 없어 우선 추모하러 왔다”고 답했다.

한편 서울시 홈페이지에 개설된 온라인 분향소에도 이날 오후 10시 기준 100만3600여 명이 애도를 표했다. 서울광장 분향소는 13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김하경 whatsup@donga.com·이청아 기자
#박원순 전 서울시장#분향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