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고문에 성희롱까지…최숙현 벼랑끝 내몬 ‘그들’ 죄 물어야”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7-02 09:29수정 2020-07-06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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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을 한 최숙현 선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 이용 국회의원 제공(뉴스1)
가혹행위에 시달린 끝에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철인3종경기) 국가대표 출신 고(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트라이애슬론 유망주의 억울함을 풀어주시기를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 씨는 “지난달 26일 스물세 살의 어린 선수가 그 꿈을 펼쳐보기 전에 하늘에 별이 되어 떠났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할 일이 남았다. 어머니에게 마지막으로 보낸 메시지에 나온 ‘그 사람들’의 죄를 물어야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A 씨는 “최 선수는 운동을 좋아했다. 피와 땀,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고,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 정신을 동경했다. 그러나 참되고 바르게 지도해야할 감독과 함께 성장하고 이끌어 주어야할 선배, 선수의 건강과 안전을 책임지는 팀닥터는 그렇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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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슬리퍼로 얼굴을 치고 갈비뼈에 실금이 갈 정도로 구타하였고 식고문까지 자행했다”며 “참다못해 고소와 고발을 하자, 잘못을 빌며 용서해달라는 사람이 정작 경찰조사가 시작되니 모르쇠로 일관하며 부정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 선수는 이런 고통과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관계자들을 일벌백계 해달라”고 호소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폭압에 죽어간 故 최숙현 선수의 억울함을 해결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도 있었다.

청원인 B 씨는 “경주시청에 속해 있었던 기간 동안 그녀는 차마 말로 담아낼 수 없는 폭행과 폭언, 협박과 갑질, 심지어는 성희롱까지 겪어야만 했다”며 “해당 폭력들은 비단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졌다. 최 선수는 심각한 우울증까지 앓게 됐다”고 말했다.

B 씨는 “상황을 잘 알고 있었던 지인들의 권유로 최 선수는 법적절차를 개시했다. 경주시청의 감독, 팀닥터, 일부 선수들을 상대로 고소를 진행했다. 나아가 대한체육회 스포츠인권센터, 대한트라이애슬론연맹, 경주시청, 경주경찰서에 신고와 진정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도움을 요청한 모든 공공 기관과 부서들은 그녀를 외면했다. 사건의 해결보다는 그것이 밖으로 새나가는 것을 두려워하는 모습만을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B 씨는 가해자들이 식사자리에서 탄산음료를 시켰다는 이유로 최 선수의 체중을 측정했는데, 전보다 몸무게가 조금 늘어나 있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 빵? 그럼 죽을 때까지 먹게 해줄게’라며 최 선수에게 빵 20만원어치를 토하도록 먹였다고 했다.

또 복숭아 1개를 감독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폭행당했고, 체중 감량에 실패할 때마다 3일간 굶기는 가혹행위에 시달렸다고 언급했다.

B 씨는 “저희가 바라는 것은 오직 한 가지뿐이다. 최 선수가 비록 살아있을 때는 누리지 못했던 평안을 죽어서만큼은 편히 누릴 수 있도록, 가해자들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엄중한 처벌 그리고 진상규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두 청원은 모두 최 선수의 지인이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2일 오전 9시 기준 각각 1만5000여명, 3000여명의 동의를 받았다. 두 청원 모두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공유되고 있어 동의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뉴스1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부산의 실업팀 숙소에서 생을 마감했다. 평창 겨울올림픽 봅슬레이스켈레톤 국가대표 감독 출신인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1일 기자회견을 열고 “누가 이 선수를 죽음으로 내몰았는지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들의 엄중 처벌을 촉구한다. 고인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자들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이 함께 공개한 최 선수와 그의 모친의 문자메시지엔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고 적혀 있었다.

경주시 체육회는 2일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에 대한 인사위원회를 열어 최 선수와 관련된 진술을 청취할 계획이다. 체육회는 인사위원회를 통해 선수와 감독에 대한 임명과 해고 등 징계와 사안이 중대할 경우 경찰 고발까지 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경주시 체육회 관계자는 “이번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의혹을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윤우열 동아닷컴 기자 cloudanc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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