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이어 이라크… 중동 한국근로자 5625명이 불안하다

김상운 기자 , 이소정 기자 , 김소민 기자 입력 2020-07-01 03:00수정 2020-07-0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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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하루 확진자 2000명… UAE서도 코로나 빠르게 번져
현지 근로자 10~20명씩 합숙… 한국인들과 식당 등 접촉 잦아
중소 협력업체는 방역 더 열악… 인도네시아 건설현장 1명 확진
30일 오전 대전 동구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한 초등학생이 검사를 받고 있다. 대전=뉴스1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 발릭파판에 있는 정유시설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 1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으로 확인돼 현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외곽에 있는 신도시 비스마야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최근 귀국한 한국인 근로자들 중 10명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들 지역은 한국에 비해 의료 및 방역체계가 열악한 데다 공동생활을 하는 건설현장의 특성상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달 1∼29일 중국 외 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210명이다. 이 기간 전체 해외 유입 확진자의 66%에 해당한다. 5월 한 달간 중국 외 아시아 지역에서 유입된 확진자는 97명이었다. 한 달 새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국내 건설회사가 많이 진출해 있는 중동지역 상황이 심각하다. 이라크는 6월 6일 신규 확진자가 1000명을 넘었고 같은 달 28일엔 하루에만 2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새로 나왔다. 지난달 29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4만7151명에 이른다. UAE도 하루 신규 확진자는 400여 명, 누적 확진자는 5만 명 가까이 된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기준으로 국내 건설업체 194곳이 중동지역 18개 나라, 313개 건설현장에 진출해 있다. 이들 현장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는 5625명이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중동지역 국가에 있는 한국인 78명이 현지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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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동지역을 다녀온 국내 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해외 건설현장에서 현지의 외국인 근로자들은 10∼20명씩 같은 방을 쓰면서 합숙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현지의 한국인 간부 직원들은 1∼3인실을 사용하지만 식당이나 사무실 등에서 현지 외국인 근로자들과 마주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감염의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발릭파판 건설현장의 한국인 근로자도 현지 외국인 근로자와의 접촉으로 감염됐다.

중동의 사막지역에 짓는 플랜트 공사현장에서는 컨테이너를 연결해 근로자들의 숙소를 만들기도 하는데 일반 건축물에 비해 환기가 어려운 것도 감염 위험을 높이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 한 중소 건설업체 관계자는 “대기업들의 경우에는 현지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의 숙소 시설 수준이 그나마 양호한 편”이라며 “하지만 대기업과 함께 현지에 진출하는 협력업체들의 사정은 열악하다”고 했다.

해외 건설현장 맞춤형 방역지침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5월에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 방지를 위한 해외 건설현장 대응 가이드라인’을 건설업체에 배포했지만 국내 건설현장 방역지침과 별 차이가 없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해외 건설현장처럼 공동생활을 하는 근로자들은 집단 감염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며 “(해외 건설현장은) 의료 인프라도 열악한 경우가 많은 만큼 별도 지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이소정·김소민 기자
#코로나19#중동 이라크#한국인 근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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