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국적 선원 집단감염에…구멍 뚫린 항만방역 ‘비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16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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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감천항 러시아 선박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파장이 커지고 있다. 22일 러시아 선원 16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데 이어 23일에는 다른 선박의 러시아 선원 1명의 감염이 확인됐다. 두 선박은 모두 러시아 국적으로 같은 선사 소속이다.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은 모두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한국인 근로자 등 밀접 접촉자 176명의 진단 검사가 진행 중이다.

국내 항만에서 코로나19 집단 감염이 확인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보통 화물선 하역 작업은 밀폐된 공간에서 강도 높게 이뤄진다. 콜센터나 물류센터 못지않게 바이러스 확산에 취약하다. 하지만 러시아 선원 집단 감염 등을 보면 항만 내 검역절차가 공항에 비해 상대적으로 허술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항, 경기 평택항 등 전국 항만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방역당국도 뒤늦게 검역 강화 방안을 마련 중이다.

러시아 선원 감염으로 23일 신규 확진자 46명 중 해외 유입이 30명이나 됐다. 22일까지 해외 유입 확진자는 일평균 9.4명이다. 5월에는 6.1명이었다. 외국인 확진이 급증하고 있지만 전용 생활치료센터는 현재 경기 안성시 우리은행 연수원에 한 곳뿐이다. 여유 병상은 10개에 불과하다. 서울 관악구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확진자가 202명으로 늘어나는 등 수도권에서 시작된 ‘n차 감염’도 계속되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방역을 통해 억제에 성공할지, 다른 국가들처럼 환자가 또 다시 증가할지 중대한 기로에 서있는 엄중한 시기다”고 말했다.

이미지기자 imag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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