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선택 경비원 음성 추가공개 “화장실에도 끌려가 폭행 당해”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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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입주민에게 폭행과 협박을 당했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 씨(59)가 사망 직전에 남긴 녹음 파일이 12일 추가로 공개됐다.

A 씨 유가족이 공개한 녹음 파일에는 “(4월) 27일 화단에 물을 주는데 나타나 화장실로 끌고 들어갔다”는 A 씨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담겼다. 그는 “문을 잠그고 폐쇄회로(CC)TV가 없다는 걸 확인한 뒤 ‘잘됐구나. 너 아주 죽어봐’라 말하며 때렸다”고 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A 씨는 해당 입주민에게 그만 좀 때리라고 애원했지만 듣지 않았다고 한다. A 씨는 “5월 3일 뻥튀기 5개로 허기를 좀 채우려는데 갑자기 들어와 코를 주먹으로 강타했다”며 “두 딸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한다고 (영문도 모른 채) 용서를 빌었지만 ‘필요 없다. (경비를) 그만두라’고 협박했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입주민은 A 씨에게 심한 욕설도 계속해서 일삼았다고 한다.

이 음성은 폭행 상황이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어 수사 보안상 그간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북부지검 강력범죄전담부(부장검사 정종화)는 12일 해당 입주민을 구속 기소했다.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상해·보복감금·보복폭행과 협박, 강요미수, 무고, 상해 등 7개의 혐의가 적용됐다.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입주민 폭행#경비원#음성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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