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R&D-판매까지 전폭 지원

  • 동아일보

서울시 “1750억 투입 집중 육성”
바이오-의료-비대면 분야 기술인력 1만명에 5개월간 月100만원 지원
‘예비 유니콘’ 100곳엔 1억씩 투입, 1150억 규모 전용 펀드도 신규조성
박원순 “코로나 이후, 혁신이 중요”

성장 잠재력이 있지만 경기 침체로 투자 자금 마련, 인력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는 스타트업을 위해 서울시가 총 1750억 원을 투입한다. 핀테크, 드론, 로봇 등 비대면 기반이나 바이오·의료 산업처럼 미래 시장 선점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적극 육성해 산업 재편에 대처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10일 브리핑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이끌어나갈 혁신과 기업가정신이 더욱 중요하다”며 “서울시는 세계 5대 스타트업 도시로 나아가기 위한 3대 육성 전략을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3대 육성 전략에는 △인건비 지원 △성장 촉진 솔루션 지원 △신규 펀드 조성 등을 담았다. 우선 스타트업에 종사하는 기술인력 1만 명의 인건비를 지원해 기술개발 분야 인력의 고용 안정과 신규 채용 활성화를 돕는다. 기업 규모에 따라 회사당 3∼7명에게 각각 월 100만 원씩 5개월간 지원한다. 이르면 7월 중 서울산업진흥원(SBA)에 전담 창구를 개설하며 바이오·의료 분야나 비대면 분야에서 시장성이 검증된 스타트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예비 유니콘(기업가치 1000억 원 이상인 업체)’으로 성장할 수 있는 유망 스타트업을 위한 ‘성장촉진 종합 패키지’도 마련됐다. 사업 개발부터 제품화 단계의 연구개발(R&D), 판로 개척, 특허 출원 등에 이르는 사업 전 단계에서 스타트업이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적절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시는 민간 벤처캐피털(VC)이나 액셀러레이터 등의 검증을 거쳐 스타트업 100곳을 선발해 기업당 1억 원 상당을 지원한다. 30곳은 바이오·의료 분야 기업을 뽑을 계획이다.

시는 1150억 원 규모의 스타트업 전용 펀드도 새롭게 조성한다. SBA 기금 등을 활용해 시가 115억 원을 출자하며 민간 금융회사 등이 1000억 원 이상을 보탠다. 먼저 8월에는 ‘시리즈A’(투자금액 2억∼10억 원 규모) 투자를 받고 후속 자금 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 100곳에 총 150억 원을 투자한다. 12월에는 성장 가능성과 기술력이 검증된 최대 32곳의 기업에 ‘시리즈B’(투자금액 10억 원 이상) 투자를 진행한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규 기술창업이 5만 개를 넘어섰다. 시와 유관기관이 운영하는 창업보육시설에 입주한 스타트업들의 투자 유치금액도 지난해 총 1882억 원으로 2018년의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박 시장은 “국내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 업체) 10곳 중 9곳이, 예비 유니콘 27곳 중 20곳이 서울에 있다”며 “서울이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상황일수록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을 통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고영하 엔젤투자협회장은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등 기술 혁신이 스타트업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며 “서울시의 스타트업 육성 전략은 매우 시의적절하다”고 말했다.

시는 스타트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다시 후배 기업을 지원하는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 관련 단체, 대기업 등은 이날 ‘코로나19 대응 기회 선점을 통한 차세대 유망 스타트업 성장 촉진 상생협약’을 맺었다. 류열 에쓰오일 사장은 “전통적인 굴뚝산업인 정유회사지만 기술 발전을 따라가기 위해 투자 펀드를 운영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협력해 유망 스타트업의 성장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서울시#스타트업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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