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탁구장 3곳서 최소 23명…방역당국, 수도권 집단감염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7일 19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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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의 실내 탁구장 3곳을 중심으로 사흘간 20명 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건강용품 판매업체 직원과 홍보관 방문자, 소규모 교회 교인 등에서도 확진 사례가 잇따르는 등 수도권 집단 감염이 끊이지 않으면서 방역당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 “마스크 쓰지 않고 실내 운동”
양천구 탁구장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 오후 4시 현재 최소 23명이다. 스마일탁구장, 목동탁구클럽, 양천탁구클럽 등 동네 탁구장 3곳을 다녀간 50대 남성이 4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사흘만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탁구장 관련 확진자 대부분 양천구 거주자다. 60, 70대 고령자도 많은 편이다. 7일에는 이달 초 탁구장을 방문했던 60대 여성 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은평구에 사는 한 남성(57)은 목동탁구클럽을 방문한 확진자와 접촉했다가 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방역당국은 확진자들이 탁구장 안에서 3, 4시간씩 운동을 하면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거나 때때로 마스크를 벗었던 게 집단 감염을 일으킨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확진자들이 다녀간 탁구장 중 한 곳은 약 100㎡(약 30평) 남짓한 공간이다. 그 안에 탁구대는 5개 놓여있다. 복식조로 탁구를 친다면 20여 명이 같은 공간에서 동시에 운동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한 사람당 약 5㎡ 안에서 땀을 흘리면서 운동을 한 셈이다.

확진자들의 밀접 접촉자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5일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남성은 잠복기였던 4일 강원 강릉시 주문진 일대를 다녀간 것으로 확인됐다. 강릉시에 따르면 이 남성은 당시 해안과 주유소, 풍물시장, 음식점 등을 방문했다. 양천구청 관계자는 “이 남성이 발열 증세를 느끼고도 강릉에 간 것인지는 역학조사를 거쳐 확인할 예정”이라고 했다.

● 춘천, 아산 사는 홍보관 방문자도 감염
건강용품 판매업체 리치웨이 관련 집단 감염도 이어지고 있다. 2일 이 업체 직원인 구로구 거주 A 씨(72)가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7일까지 최소 46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용산구에서는 A 씨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리치웨이 직원(65·여)이 3일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과 한 집에 사는 남성(69·용산구 40번)도 4일 양성으로 판명됐다. 용산구 40번과 접촉한 3명의 60~70대 남성이 5, 6일 잇따라 감염됐고, 그 중 한 명과 접촉한 72세 여성도 6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직원들의 감염도 추가 발생하고 있다. 관악구 거주 54세 남성 확진자, 동대문구 거주 65세 여성 확진자 등은 모두 관악구 리치웨이 홍보관에서 직원으로 근무하다 이상 증상을 느끼고 선별진료소를 찾은 결과 감염 사실을 알게 됐다.

리치웨이 홍보관을 찾은 방문자들도 잇따라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방역당국은 밀폐된 공간에서 노래 따라 부르기나 게임을 하는 과정에서 비말이 튀는 등 감염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관악구에 사는 69세 여성은 지난달 30일 홍보관에 들렀다가 7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앞서 관악구 거주 여성 2명도 각각 1, 2일 홍보관을 찾았다가 5일 확진자로 판명됐다.

확산 범위도 넓은 편이다. 4일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82·여)은 안양시 거주자이고, 충남 아산시에 사는 60대 여성도 1일 홍보관에 들렀다가 감염됐다. 춘천에서도 여러 차례 홍보관을 방문했던 80대 남성이 5일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 소규모 교회 집단 감염에 촉각
경기 용인시에서는 교인 30명 안팎의 작은 교회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주민들이 긴장하고 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용인 수지구의 큰나무교회 관련 코로나19 확진자는 7일 오후 6시 현재 14명이다. 첫 확진자는 용인시에 사는 남성(34)으로 4일 오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5일 1명, 6일 11명, 7일 1명이 각각 양성 통보를 받았다. 확진자 중에는 교회 목사(50) 부부와 아들(18)이 포함돼있다. 성남시에 사는 40대 부부와 딸(11) 등 일가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목사를 포함한 이 교회 교인은 모두 32명이다. 방역당국은 지난달 31일 예배에서 감염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감염 경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당시 참석자는 23명으로 조사됐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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