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최장기 입원 87세 할머니, 99일 만에 완치 퇴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4일 19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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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경북 안동의료원에 입원했던 최장기 입원 환자 A(87·여)씨가 지난 3일 의료진의 축하를 받으며 퇴원하고 있다.(사진=안동의료원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돼 경북 안동의료원에 입원했던 최장기 입원 환자 A(87·여)씨가 지난 3일 의료진의 축하를 받으며 퇴원하고 있다.(사진=안동의료원 제공)
80대 할머니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려 치료를 받아오다가 99일 만에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국내 최장기 입원 사례다.

경북 안동의료원에 따르면 2월 26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99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오던 우모 할머니(87·경북 의성군)가 3일 퇴원했다. 우 할머니는 1일과 2일 2차례의 검체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여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이 결정됐다.

우 할머니가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당시 의성에서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다녀온 천주교 신자들이 다수 확진판정을 받았다. 주민 20명이 이스라엘을 다녀온 뒤 확진 판정을 받아 의성군에 비상이 걸렸다.

당시 성지순례를 다녀온 한 요양보호사가 자신이 코로나19에 감염된 줄 모르고 우 할머니 집에 들러 요양 보호 활동을 하다가 추가 감염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2월 26일 우 할머니와 할머니의 남편(85)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우 할머니는 남편과 함께 안동의료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는데 3월 초 남편의 건강 상태가 나빠져 서울대 분당병원으로 전원(轉院)되면서 홀로 남게 됐다.

안동의료원 의료진은 “우 할머니는 입원초기 거동이 많이 불편한데다가 청력도 좋지 않아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투병 의지가 확실해 의료진도 정성을 다해 치료했다”고 말했다. 우 할머니는 40회에 걸쳐 진단 검사를 받았고 4월 말 첫 음성 판정을 받아 상태가 호전되는 듯 했지만 다시 양성 반응이 이어져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우 할머니에게 기쁜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22일 서울에서 치료를 받아온 남편이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한 것이다. 우 할머니는 힘을 내 투병했고 점차 호전됐다.

안동의료원 관계자는 “할머니께서 그동안 격리치료가 얼마나 힘드셨는지 ‘(병원 밖으로)나가서 매우 좋다’고 했다. 또 의료진에게 너무 고맙다는 격려의 말씀도 해 큰 힘이 됐다”며 “의료진도 할머니께서 힘든 상황에도 잘 견디시고 극복해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안동=명민준 기자 mmj8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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