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숲 프로젝트 ‘착착’… 작년 827만그루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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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목표치보다 65% 더 심어… 자투리 땅-빈 공간에 녹지 조성
2022년까지 3000만 그루 조성 목표… “미세먼지 평균 25.6% 감축 효과”


서울 서초구 강남대로변과 양재천로에는 이른바 ‘바람길숲’이 있다. 바람길숲은 산에서 만들어진 신선한 공기가 지나가는 길이다. 남쪽의 녹지인 우면산에서 만들어진 산소를 잔뜩 머금은 공기가 양재천, 근린공원 등 주변의 녹지축을 따라 이동하면서 도심에 퍼지게 된다. 서초구는 이를 위해 지난해 양재천변과 도심 공원 주변에 나무를 심었다. 아스팔트로 끊긴 녹지축은 나무를 새로 심거나 이동식 화분 등을 배치하는 방식으로 길을 이었다. 서초구 관계자는 “바람길숲을 통해 시원한 바람이 도심으로 흘러 열섬 현상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도 줄여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처럼 생활밀착형 도시숲 확충을 목표로 지난해 자투리땅과 빈 공간에 나무 827만 그루를 심었다고 26일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진행한 ‘천 개의 숲, 천 개의 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시 전역에 숲과 정원 2203곳을 조성했다.

지난해부터는 2022년까지 총 3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2022-3000, 아낌없이 주는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 결과 만들어진 도시숲을 통해 오래된 경유차 6만4000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미세먼지를 줄일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세먼지는 평균 25.6%, 초미세먼지는 평균 40.9% 줄이는 것과 맞먹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가 세운 연간 목표량은 500만 그루다. 지난해 827만 그루를 심으면서 목표량의 165%를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관 주도에서 벗어나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해 3000만 그루 심기 목표를 조기 달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지역이나 장소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녹화 방식이 추진된다. 광장이나 옥상, 교통섬 등은 도심의 열기를 온몸으로 받는 곳이지만 녹지를 조성하기란 쉽지 않다. 이곳에 움직이는 숲을 조성해 쾌적한 분위기를 만들자는 것. 움직이는 숲의 경우 지난해 광화문광장 등 10곳에 만들었다.

도시 외곽의 산림에서 만들어진 차갑고 신선한 공기를 도심으로 유도하는 사업도 계속 추진된다. 서초구의 사례처럼 도심에 바람길숲을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한강과 서울시내 주요 하천의 수변에는 각 지역에 적합한 숲을 조성할 방침이다. 올림픽대로 등의 주변 자투리땅에는 키가 큰 나무와 작은 나무 등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다층 숲이 만들어진다.

민간기업의 사회공헌활동(CSR)이나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 움직임과 연계한 녹지 조성도 활발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부터는 나무심기 프로젝트의 질적 발전에도 힘을 쏟는다. 미세먼지 증가와 같은 환경 문제는 물론이고 폭염, 도심의 열섬 현상 등 각종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자는 취지다. 그 일환으로 전문가 등과의 논의를 거쳐 미세먼지 감소에 효과가 있는 권장 수종 113종을 선정했다. 연도·지역별 나무심기 현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시스템인 ‘트리 맵(Tree map)’을 구축해 11월부터 시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
#도시숲 프로젝트#서울시#바람길숲#나무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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