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교육부 등 6개부처 번져… 집단감염 행정공백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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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23명째 코로나 확진… 해수부 570여명 전원검사 시작
17개 동에 1만5000명 근무… 부부 많고 건물 연결돼 감염 취약

‘코로나19 관련 출입 통제.’

12일 세종시의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에서 해양수산부로 가는 방향에 경고문이 붙었다. 이날 해수부 공무원 1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정부는 즉시 해수부가 입주한 정부세종청사 5-1동 건물 전체를 소독했고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근무했던 건물 4층을 폐쇄했다. 이웃한 농식품부와 기획재정부 공무원이 함께 이용하던 건물 구내식당도 닫았다. 필수 인력을 제외한 모든 해수부 공무원은 자택에서 대기했다. 대면 회의는 전날부터 모두 중단됐다. 세종시는 해수부 직원 총 570여 명에 대한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시작해 1차로 272명에 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에서 잇따라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관가에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정부세종청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12일 오후 11시 기준 23명이다. 이날에만 해수부 소속 13명과 국가보훈처 소속 1명 등 14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현재까지 해수부와 보훈처, 보건복지부, 교육부, 인사혁신처, 행정안전부 대통령기록관 등 6개 부처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해수부를 제외한 부처에선 모두 1명씩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세종청사 인근 민간 건물을 사무실로 쓰는 인사처와 별도 건물인 대통령기록관을 제외하면 나머지 확진자는 모두 정부세종청사에 입주해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진자가 18명 나온 해수부는 비상이다. 12일 확진 판정을 받은 13명은 해운물류국 직원 7명과 수산정책실 직원 3명, 해양정책실 2명, 대변인실 1명이다. 10일 첫 확진자와 다음 날 확진 판정을 받은 4명 등 5명은 수산정책실 소속인데 점차 다른 부서까지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들은 모두 정부세종청사 5-1동 4층에서 근무하고 있다. 수산정책실 확진자에는 ‘부부 공무원’도 포함돼 있다.

현재까지 해수부에 코로나19가 유입된 경로는 파악되지 않았다. 복지부, 인사처, 대통령기록관 등에서 나온 확진자는 ‘줌바댄스 강습’과 관련된 감염 경로가 파악됐지만, 해수부의 첫 번째 확진자는 별다른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보훈처도 직원 20여 명을 자택에서 근무하도록 했다. 지난달까지 보훈처에서 근무했던 한 직원은 경북 영천시 국립영천호국원으로 근무지를 옮긴 뒤 이달 5일 확진된 바 있다.

정부세종청사 17개 동에는 공무원 1만5000여 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은 연결 통로를 통해 각 건물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어 다른 부서나 부처 공무원과 접촉이 잦다. 또 청사 구내식당과 주변 음식점 등으로 식사 장소가 제한돼 있고 부부 공무원이 유난히 많아 감염병에 취약하다.

이 때문에 정부청사관리본부는 3일부터 부처 간 연결 통로를 폐쇄했다. 또 12일부터 구내식당 식탁 한쪽에서만 식사할 수 있도록 반대편 의자를 모두 치웠다. 정부청사관리본부 관계자는 “마주 보며 식사하는 것보다 감염 위험이 적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세종청사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돼 청사가 폐쇄될 경우 행정 업무의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하다. 한 중앙 부처 관계자는 “보안을 위해 내부망을 통해 업무를 보기 때문에 청사가 폐쇄되면 외부에서는 자료 접근이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충남 천안에서는 줌바댄스 수강생의 가족인 택시운전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택시운전사는 발열이 시작된 지난달 25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이달 5일까지 택시 영업을 계속해 지역사회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천안시는 택시운전사가 9일 동안 승객 등 170여 명과 접촉한 것으로 보고 동선을 공개한 뒤 현금 결제 고객 등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다.

홍석호 will@donga.com / 세종=지명훈·남건우 기자
#코로나19#정부세종청사#집단감염#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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