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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같은 위기 때 쓰려고 돈 번 거 아닌가요?”…구두 닦아 7억 땅 기부
뉴시스
입력
2020-03-12 16:26
2020년 3월 12일 16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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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가까이 구두 닦아 번 돈으로 매입한 땅 기부한 김병록씨
코로나19 사태 이후 개인 기부액수 규모 가장 많아
김씨 "밤 잠 설치기도 했지만 착한 마음이 이겨" 웃음
“이럴 때 쓰라고 돈이 필요한 것 아닌가요? 모두가 어려운 지금, 누군가는 도움을 줘야 한다는 생각에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12일 김병록(61)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작 나부터도 코로나로 인해 피해를 입고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더 힘들지 않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최근 경기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일대 3만3000㎡(공시지가 ㎡당 7330원)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도와 달라며 파주시에 기부했다.
이 땅은 김씨가 11살 때부터 50년 가까이 구두를 닦고 수선하며 모은 재산으로 6년 전 매입했다. 노후에 오갈 곳 없는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농사를 짓고 살겠다는 계획도 세웠던 땅이다.
김씨는 현재 서울 상암동에 10㎡(3평) 크기의 구두 점포를 임대해 아내 권점득(59·여)씨와 구두수선점을 운영한다. 작은딸(30), 다운증후군을 앓는 1급 지적 장애인 아들(27)과 고양 행신동의 66㎡(20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어려운 유년시절을 보낸 것이 나에게는 약이 된 것 같다. 내가 아픔을 겪어 봐야 남의 아픔도 알 수 있지 않겠는가. 우리 아들, 딸과 같은 의료진도, 코로나 확진자도, 자영업자들이 힘든 지금, 부모 같은 마음으로 기부를 결정했다.”
파주시에 따르면 김씨 부부가 기증한 땅의 현재 공시지가는 ㎡당 7330원으로, 3.3㎡ 당 2만4200원이다. 1만평 전체의 공시지가는 2억4200만원으로 현재 시가는 5~7억원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많은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개인으로서 기부금 규모는 가장 많다.
김씨는 “사실 밤 잠도 못자면서 바느질 하고 손 찔러가며, 아이들이 사달라는 것도 참고 평생 일군 재산을 기부하는데 부인 권씨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 놓기도 했다. 김씨 자신도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김씨는 “기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도, 밤 잠을 설칠 정도로 착한 마음과 나쁜 마음이 많이 싸웠다”며 “며칠 괴로웠지만 결국 착한 마음이 이겼다”고 말한 뒤 크게 웃었다.
사실 이런 김씨의 ‘착한 마음’은 지난 1996년부터 계속 돼 왔다.
김씨는 1996년부터 2017년까지 21년 동안 헌 구두 5000여 켤레를 수선한 뒤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해 왔고 이발 기술을 배워 매달 4~5차례 요양원이나 노인정 등을 찾아 이발 봉사도 해왔다.
특히 2010년부터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등에서 ‘뒤차 돈 내주기’ 캠페인을 진행, 400여 차례 뒤차의 톨게이비를 대신 내주기도 했다.
김씨는 “어떤 사람은 타고 났다고도 하고, 누구는 나보고 미쳤다고도 한다”며 “어려운 환경 속에 살다 보니 콩 한쪽도 나눠먹자는 마음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씨는 “죽어서 싸갈 것도 아니고 이럴 때 쓰라고 돈을 버는 것 아니겠느냐”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나눔을 실천하기로 부인과도 얘기가 된 만큼 주변의 이웃을 위해 오래 살고 싶다”고 소망했다.
한편 파주시 관계자는 “이렇게 어려운 때에 파주를 위해 자산을 기증하는 뜻 깊은 결정을 해준데 대해 너무나 감사하다”며 “파주시도 최선을 다해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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