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주한미군 “꼭 써야 하나”…마스크 착용 온도차에 불안한 한국軍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5일 18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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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착용에 대한 한미 간 문화차이로 미군과 접촉이 잦은 일부 한국군 사이에서 당혹스러운 반응들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사실상 의무화 된 한국군과 달리 미군은 마스크의 착용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한국군은 최근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에게 회의석상에서 미국군의 마스크 착용을 건의했다고 한다. 미군 장성들의 마스크 미착용으로 군 내 일부 간부들이 불안해한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미군은) 마스크를 쓰는 문화가 없다. 마스크도 없다”고 답한 걸로 전해졌다. 또 “(한국군이) 마스크를 지원하면 고려해보겠다”는 취지로도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주한미군은 장병들에게 지난달 27일 모든 색의 마스크 착용을 ‘허용’했다. 지난해 4월 미세먼지로 인해 대기질지수(AQI)에 따라 N95, KF94 등 마스크를 제한적으로 쓸 수 있게 한 조치에서 한발 나아간 것이다. 그간 주한미군은 건강이 예외적으로 좋지 않은 경우를 제외하고 군복 착용 시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는 미 육군 규정을 준수해왔다. 한국군엔 이같은 규정은 없다.

일부 장성들의 우려에도 미군의 마스크 사용률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장병들의 영내외 마스크 사용을 사실상 의무화하는 한국군과 온도차가 있는 것이다. 이는 마스크가 감염병 전파 방지를 위해 확진자 혹은 유증상자가 쓰는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실제 미 질병통제예방국(CDC)이나 세계보건기구(WHO)도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로버트 레드필드 CDC 국장 역시 최근 크리시 훌러핸 민주당 하원의원의 “건강한 사람도 마스크를 써야 하나”란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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