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시계’ 정치공방 비화… 로만손 “우리 제품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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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이만희의 저열한 정치공작”… 민주당 “특정정당 유착의혹 밝혀라”
丁총리 “내 시계도 선물? 허무맹랑”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2일 오후 경기도 가평군 신천지 연수원 ‘평화의 궁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 총회장의 손목에 청와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름이 새겨진 시계가 보이고 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신천지예수교(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장에 착용하고 나온 ‘박근혜 시계’를 둘러싼 논란이 정치 공방으로 확산되고 있다. 미래통합당은 “여권에 잘 봐 달라는 메시지”라고 주장한 반면 여당은 시계를 직접 거론하지 않으면서도 미래통합당과 신천지의 관계를 부각하고 나섰다.

통합당 김진태 의원은 3일 논평을 통해 “이 총회장이 (가짜) 박근혜 시계를 차고 나온 것 자체가 저열한 정치공작”이라며 “(현 정권에 의해) 살인죄로 고발당한 사람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할 이유가 있을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나 이렇게 박근혜와 가깝고 야당과 유착돼 있다는 것을 알렸으니 (여권에 보내는) 나 좀 잘 봐 달라’는 메시지 아니었겠느냐”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신천지와) 특정 정당과의 유착관계에 대한 국민적 의혹에 대해서도 명백한 입장 표명을 요구한다”며 “이는 적당히 덮어두고 넘어갈 일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신천지 조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한 데 이어 유착 가능성을 주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다.

시계 진위 논란도 이어졌다. ‘박근혜 시계’를 제작·납품한 회사인 로만손 측은 “이 총회장이 찬 시계는 자사 제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로만손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2013년 대통령 취임 6, 7개월쯤 지났을 때 청와대에 방문용 및 선물용으로 납품한 건 은색 시계였다. 금색은 없었다”고 전했다. 2013년 이후 이 총회장의 유튜브 영상에 2일 착용한 제품과 유사한 시계를 차고 있는 장면이 등장하기도 한다.

신천지 측이 “해당 시계(박근혜 시계)를 선물한 장로가 정세균 전 국회의장(현 국무총리)의 이름이 적힌 시계도 선물했다”고 해명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이에 정 총리는 페이스북에 “신천지 측은 ‘정세균 시계’도 다른 신도를 통해 제공받았다는 허무맹랑한 주장까지 하고 있다”면서 “이 총회장을 만난 일도, 신천지에 시계를 제공한 바도 없다”고 했다.

최우열 dnsp@donga.com·구특교 기자
#신천지예수교#이만희 총회장#기자회견장#박근혜 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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