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 옆 사진관] 그들만의 시계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2일 17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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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와 관련한 종교 신천지에 대한 주목도가 갈수록 높아져 가고 있는 요즘, 두문불출했던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총회장이 2일 기자회견을 자처했습니다. 신천지와 접촉이 있었던 일부 기자들은 한 통의 문자를 받은 이날 오후 급하게 ‘평화의 궁전’이 위치한 가평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2일 오후 경기도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신천지예수교회 기자회견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2일 오후 경기도 가평 평화연수원에서 열린 코로나19 관련 신천지예수교회 기자회견에 이만희 신천지예수교회 총회장이 입장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홍보부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 곧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마스크를 쓴 채 등장했습니다.

여기서 눈길을 끈 것이 있었으니…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2일 오후 경기 가평시 청평면 신천지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관계자가 코로나19 검사 의무기록 사본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2일 오후 경기 가평시 청평면 신천지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가운데 관계자가 코로나19 검사 의무기록 사본을 들어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다는 이만희 총회장의 발언에 취재진이 “어디에서 검사를 받았느냐”라고 묻자 신천지 홍보부장이 검사결과지라 주장하며 한 장의 종이를 들어보였습니다.

롤렉스. 사진공동취재단
롤렉스. 사진공동취재단

롤렉스 시계입니다. 롤렉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 스틸.



만약 ‘진퉁’이라면 인터넷 최저가 9백80만원에 무료배송을 해주는 모델입니다. 저도 갖고 싶습니….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2일 오후 경기 가평시 청평면 신천지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사죄의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 2일 오후 경기 가평시 청평면 신천지 평화연수원에서 코로나19 관련 기자회견을 하며 사죄의 큰절을 올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만희 총회장이 책임을 통감하며 절을 하던 장면에서도 또 한 번 눈길을 끕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이 들어간 금장 시계. 날짜는 2월에는 존재하지 않는 31일을 표시하고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가 처음 제작되어 공개된 것은 정권 시작 후 6개월 지난 2013년 8월 15일 광복절이었습니다. 당시 청와대를 출입했던 기자들은 은색 시계는 봤지만, 금장시계는 처음 본다는 반응입니다. 이총회장의 시계와 관련해 박근헤 정부 시절 청와대 부속실 직원과 유영하 변호사는 “ 당시 금장시계와 날짜 판이 보이는 시계를 만든 적이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확진자 4,212명, 사망자 22명을 내고 있는 오늘, 이만희 총회장의 기자회견 내용 보다 그들의 시계가 더 주목받고 있습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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