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백혈병 6세 아이, 항암치료도 못받는다니 말이 되나”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28일 14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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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들이 확진자도 접촉자도 아닌데 치료 거부"
"치료시기 놓치면 누가 책임지나. 정말 막막하다"
국민청원게시판 호소 글에 '동의' 잇따라

“항암 도와주세요.”

대구에서 6세 아들을 둔 어머니가 아들의 항암 치료를 받게 도와달라며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을 통해 호소하고 나서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여성은 림프구성 백혈병을 앓고 있는 아들이 오는 29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정해져 있던 항암 치료를 받을 수 없게 됐다고 토로했다.

아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피해를 입은 대구에 살고 있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 청원은 28일 오후 1시30분 현재 1만4000여명이 넘게 동의했다. 청원은 오는 3월28일 마감된다.

여성은 “저희 아들은 현재 유지 치료 중으로 한달에 한번 항암치료를 받아야한다”라며 “그러나 오늘(지난 27일) 매번 치료를 해오던 서울의 모병원에서 이번주 토요일(오는 29일)에 정해져있던 항암치료를 해줄 수 없다는 청천벽력의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여성은 “대구경북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병원 본관 출입이 불가하다고 한다. 안심진료소에 들러 피검사와 평소에 먹던 약만 받아갈 수 있다고 한다”며 “본관이 안된다면 다른곳에서라도, 그것도 안되면 천막을 치고서라도 항암을 받게 해달라고 사정했지만 돌아오는것은 ‘기다려달라’는 말뿐이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현재 대한민국이 코로나19로 인해 긴급 재난상황이며 특별히 대구에 확진자가 많아 모든분들이 염려가 많다는 것을 저 또한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몸소 느끼고 있다”며 “코로나19로 확진자가 나온 그 순간부터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가 없었고 외출조차 하지 못했디”고 부연했다.

여성은 “대구 봉쇄가 아니라고 하지만 이미 많은 대구 시민들은 봉쇄나 마찬가지인 삶을 살고있다”며 “그러나 이건 아니지 않나? 예외의 경우에 대한 아무런 준비와 대책조차 없다는 점에 부모의 마음은 더 무너져내린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아들의 병)면역력이 너무나도 약한 병이라 코로나가 발병하지 않았을 때부터 온가족 전체가 미세먼지며 각종 세균으로부터 아이를 지켜내야 했다”며 “일반인들보다 몇 배나 더 청결이나 바이러스에 민감하게 아이를 케어해 왔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은 “아들이 코로나19 확진자도, 접촉자도 아니다”라며 “그저 적절한 시기에 꼭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하는 내일을 장담 할 수 없는 한 아이일 뿐이다”고 설명했다.

또 “병원의 입장도 충분히 이해하지만 사랑하는 아들의 부모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코로나19를 제외한 우리 아이와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긴급한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대안과 대책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떻게든 치료를 해주려고 모색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기다림만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나와 같은 사람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느냐”며 “만에 하나 치료시기를 놓쳐 아이가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수 있나. 제발 시기를 놓치지 않고 긴급한 치료라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대구지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총 1314명이다. 경북은 394명이다.

[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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