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난 것 같다” 대구시민들, 첫 사망에 불안이 ‘공포’로

  • 뉴스1
  • 입력 2020년 2월 20일 18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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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서며 첫 사망자까지 발생한 가운데, 최근 이틀 동안 40여명의 확진자가 나온 대구는 불안을 넘어 ‘공포감’에 휩싸인 모습니다.

20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전국 확진자 104명 가운데 66%가 대구와 경북에서 발생했다.

특히 지난달 20일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처음 발생한 이후 약 한 달간 추가된 확진자는 30여명에 불과했지만, 단일 도시 한 곳에서 이틀 만에 39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대구 시민들의 공포감도 극에 달한 모양새다.

코로나19로 인한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알려진 직후 이날 오후 대구 동성로에서 만난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달서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배모씨(24)는 “평생 대구에서 살았는데 이런 모습은 처음이다. 꼭 전쟁 난 것 같다”며 “(사망소식을) 방금 들었다. 어제까지만 해도 무덤덤했는데 진심으로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동성로 인근에서 향수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모씨(46·여)는 최근 대구와 경북지역에 확진자가 급격히 늘어난 것과 관련해 “얼마 전까지만 해도 중국 관광객을 보면 조금 (기피하고) 그랬다”며 “이제는 다른 지역 사람들이 대구 사람을 보면서 그렇게 대해도 이해가 될 것 같다”고 한탄했다.

이어 “(동성로) 주변 가게들이 몇 시간씩 일찍 닫고 있다”며 “우리 가게도 휴무를 더 늘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현재까지 발생한 대구 확진자 39명 중 85%인 33명이 연관이 있다고 밝혀진 대구 남구 대명동에 위치한 신천지교회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도 두려움에 휩싸여 있었다.

대명동 인근에서 20년째 거주하고 있다는 김모씨(48)는 “신천지교회 소식 이후부터 온 가족이 불안해하고 있는 상태”라며 “어제(19일)부터 집밖에 안 나왔다가 잠깐 나왔는데 그사이 또 늘었더라. 집에 돌아가서 한동안 나오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명동 인근에서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도 “대구를 중심으로 급작스럽게 퍼지고 있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단 며칠이라도 가게 운영을 멈춰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후 4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22명이 늘면서 총 감염자 수는 104명으로 급증했으며, 청도 대남병원에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가운데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질본에 따르면 이날 새로 추가된 확진자 22명 중 21명은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나온 것으로 파악됐다. 21명 중 대구 신천지교회 연관자는 5명, 31번째 확진자가 입원했던 대구 새로난한반병원 관련자가 1명, 청도 대남병원 관련자가 13명이다. 나머지 2명과 서울서 발생한 확진자 1명은 역학조사가 진행되고 있다.

 (대구=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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