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연습생 득표조작과 접대받은 혐의
20일 첫 공판준비기일…PD 등은 불출석
"공소사실 인정…부정청탁인지 다투겠다"
케이블 음악채널 엠넷의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조작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제작진 측이 20일 열린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대체로 인정하지만 법리적으로 주장할 예정”이라면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김미리)는 이날 업무방해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CJ ENM 소속 제작진인 PD 안모씨와 CP(책임프로듀서) 김모씨 등 8명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안씨 등은 불출석했다.
안씨 등 제작진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 기본관계를 대체로 인정하지만 이후 법리적 주장을 할 예정”이라면서 “사기죄나 일부 업무방해죄는 과연 기대 가능성이 있는지, 배임수재죄는 부정청탁으로 인정할 수 있는지와 일부 다른 금액에 대해 변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씨 등의 범행동기와 경위와 관련해서 일부 오해가 있는 점이 있어 이 부분도 변론할 예정”이라며 “안씨 등은 잘못한 것에 대해 처벌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이 사건 관련 댓글 등으로 인해 오해도 많이 받고 있다. 증인들도 나오기 꺼려하는 입장이라 저희는 가능하면 (재판을) 비공개로 해주면 한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건으로 인해 부차적인 피해가 생기는 것은 막아야 한다”면서 “저희 재판부도 충분히 염두에 두고 명심해서 조율하도록 하겠다. 또 하나의 다른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주의해서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안씨 등에게 금품 등을 제공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기획사 측 피고인들의 변호인들은 향응을 제공한 것은 인정하지만 배임증재의 금액 등 관련 참작 사정에 대해 변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씨 등의 2차 공판준비기일은 다음달 14일 오전 10시20분에 진행될 예정이다.
안씨 등 제작진은 특정 기획사의 연습생이 최종 데뷔 그룹으로 선발될 수 있도록 투표수를 조작했다는 혐의로 지난 3일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기획사 임직원들은 자사 연습생이 많은 득표를 할 수 있도록 제작진들에게 접대 등을 한 혐의도 받는다.
프로듀스 시리즈는 여러 연예기획사 소속 연습생 및 아이돌 지망생 가운데 시청자들이 온라인 또는 문자 투표를 통해 최종 데뷔 멤버를 정하는 방식의 프로그램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안씨 등은 그룹 ‘워너원’을 배출한 시즌2에서 1차 투표에서 60위 밖의 연습생 1명의 순위를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시청자들의 생방송 문자 투표가 반영되는 4차 투표 결과도 조작해 결국 최종 선발 11명 가운데 1명을 부정하게 포함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그룹 ‘아이즈원’과 ‘엑스원’을 배출한 시즌3·4에서는 아예 처음부터 최종 선발 멤버를 미리 정해두는 방식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씨는 경찰 조사에서 프로듀스X101과 더불어 이전에 방영된 ’프로듀스48‘의 순위 투표를 조작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결과 안씨 등은 해당 프로그램들이 방영된 시기에 여러 차례 술 접대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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