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수업 들은 딸·아들·조카에 ‘A+’ 학점 몰아준 국립대 교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0월 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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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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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립대 교수가 자신의 수업을 들은 딸과 아들, 조카에게 ‘A+’ 학점을 몰아준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났다. 이들 3명은 총 22과목 중 20과목에서 A+를 받았다.

4일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공개한 ‘교수 자녀 수강 및 성적부여 실태’에 따르면 전북대 이모 교수(57)의 딸은 입학 첫 해인 2015년부터 4년간 아버지가 개설한 기초과학 관련 8개 과목(20학점)을 수강하고 7과목에서 A+ 학점을 받았다. 2016년 같은 학교에 입학한 이 교수 아들은 2017년까지 아버지의 수업 7개(17학점)를 들었고 모두 A+ 학점을 받았다.

이 교수 자녀들은 아버지 수업에서 상대적으로 더 높은 학점을 받았다. 딸은 아버지 수업에서 평균학점 4.4점(4.5 만점)을 기록했다. 다른 교수가 가르친 수업의 평균 학점(3.4점)보다 1점 높았다. 아들 역시 아버지의 평점(4.5점)이 타 교수 평점(3.9점)보다 높았다. 이 교수 딸과 아들은 성적우수 등 장학금 730만 원과 853만 원을 각각 받았다. 이 교수 조카도 2016년부터 2년 동안 수업 7개를 듣고 6개 과목에서 A+를 받았다.

이와 별도로 이 교수는 고교생이던 딸과 아들을 자신의 논문 공저자로 등재한 사실도 적발됐고, 두 자녀의 전북대 입학은 취소됐다. 전북대 측은 “수사가 끝나는 대로 이 교수 징계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최근 5년 동안 전국 163개 대학에서 학생 638명이 교수인 부모가 개설한 수업을 들었다”며 “공정성 훼손 우려가 있는 만큼 정기적인 실태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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