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군 돼지 3만8000마리 모두 도살”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9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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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열병 강화서만 5번째 확진… 당국, 나흘연속 발생에 특단 조치
주요 원인 꼽았던 北접경지 하천서 바이러스 검출 안돼 감염경로 미궁
27일 경기 양주서 추가 의심신고

인천 강화군에서 나흘 연속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자 확산 방지를 위해 정부가 강화군 내 모든 양돈농장의 돼지를 도살 처분하기로 했다.

27일 강화군은 인천시, 농림축산검역본부, 농협, 강화양돈협회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축방역심의회를 열어 지역 내 모든 돼지농장을 대상으로 도살 처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강화군에서는 3만8001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이며 인천 전체에서 기르는 돼지 4만3108마리의 88.2%다.

정부가 지역 내 모든 돼지를 도살 처분한다는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은 최근 강화군 내 ASF 전파 속도가 빠르고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오전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의심신고된 강화군 하점면 소재 농장에서 ASF 확진 판정이 나왔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9번째 ASF 확진 판정이자 강화군 내에서는 5번째다. 이날 오후 경기 양주시 광적면의 한 농장에서는 추가로 ASF 의심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정밀검사를 하고 있다.

ASF 확진 판정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감염 경로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주요 원인으로 꼽혔던 북한과의 접경지역 하천에서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전파 경로가 더욱 미궁에 빠졌다. 이날 환경부 산하 국립환경과학원은 임진강 등을 조사한 결과 ASF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기 포천, 연천, 파주, 김포를 가로질러 흐르는 한탄강 6곳, 임진강 11곳, 한강 하구 3곳 등 총 20개 지점에서 강물을 채취했지만 바이러스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환경과학원은 30일부터 2차 수질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접경지역 하천을 통한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차량과 도축장 등 발생 농장 간 관계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2차 발생지인 경기 연천군 백학면 농장과 이날 확진된 강화군 하점면 돼지농장 간에 같은 차량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강화군 내에서 발생한 5개 농장 간에는 동일한 사료 운반 차량이나 퇴비 운반 차량이 여러 농장을 방문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ASF 확산으로 다음 달 2일로 예정됐던 농식품부 국정감사가 취소됐다.

세종=최혜령 herstory@donga.com / 사지원 기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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