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두둔성 발언 논란…보은군수 “아베정권 알고 대응하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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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8일 21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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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보은군수. 사진=뉴스1
정상혁 보은군수. 사진=뉴스1
정상혁 충북 보은군수가 공개 행사에서 일본 정부의 입장을 두둔하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인 가운데, 정 군수는 “일본 아베 정권을 제대로 알고 대응하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고 해명했다.

정 군수는 해당 논란과 관련해 28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나는 근거 없는 치졸한 방법으로 한국에 제재를 가하는 일본에 크게 분노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 중 하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나는 어린 시절 동네 친구의 누나가 위안부로 끌려가는 것을 직접 봤고,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에 국외에는 처음으로 소녀상이 세워질 때도 도운 사람”이라며 “한일 갈등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양하다는 것을 알리고자 여러 사람의 말을 인용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 군수는 “오해를 빚게 한 일부 언론 보도는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독립유공자나 가족, 군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26일 ‘주민소통을 위한 2019 이장단 워크숍’에서 정 군수는 일본에서 받은 돈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고 위안부 배상을 받고도 계속 사과를 요구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정 군수는 “일본의 돈을 받아서 우리가 세끼 밥도 못 먹고, 산업 시설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구미공단, 울산·포항 산업단지 만든 거 아니냐. 한국 발전의 기본은 5억 불(약 6066억 원)을 받아서 했다는 게 객관적 평가”라며 “한·일 협정 당시 일본으로부터 받은 그걸(돈) 마중물로 해서 경제개발 1, 2차 계획했고, 그 돈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고 말했다.

또한 “아시안컵 우드볼선수권대회 때 만난 일본인이 내게 ‘위안부 그거 한국만 한 거 아니다. 중국도 하고, 필리핀도 하고, 동남아에서 다했지만, 다른 나라에 배상한 게 없다. 한국에만 5억 불 줬다.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다 끝났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며 “일본 사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본 총리하고 사인해 돈 다 줬고, (일본이) 한국에 두 번이나 도움을 줘 다 끝났다고 생각하더라. 그런데 (한국이) 지금 자꾸 뭐 내놔라, 사과하라고 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일본 사람들은 생각한다”고 했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로 국내에서 일본산 제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한국이 일본 상품 불매하는데, 일본도 한국 것 안 쓴다”며 “그러면 거꾸로 우리가 손해 본다”고 하기도 했다.

정 군수의 발언에 대해 정의당 충북도당 남부3군위원회 추진위원회는 다음날인 27일 ‘정상혁 보은군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앵무새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일본 아베 정권이 주장하는 내용과 다를 바 없는 발언을 한 정 군수는 공개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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