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돈 받아 한국 발전”…보은군수 발언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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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8월 28일 10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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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혁 보은군수 © 뉴스1
정상혁 보은군수 © 뉴스1
정상혁 충북 보은군수가 “한국 발전의 기본은 (일본으로부터) 5억불 받아서 했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라는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정 군수는 지난 26일 울산 남구에서 열린 ‘보은군 이장단 워크숍’에서 이 같은 말을 했다. 군내 이장 200여명이 참석한 자리다.

그는 이 자리서 “일본의 돈을 받아서 우리가 세끼 밥도 못 먹고, 산업시설 아무것도 없던 시절에 구미공단, 울산·포항 산업단지 만든 거 아니냐”며 “그러니까 한국 발전의 기본은 5억불 받아서 했다. 이게 객관적인 평가다”라고 밝혔다.

또 “한·일 협정 당시 일본으로부터 받은 그걸(돈) 마중물로 해서 경제개발 1·2차 계획했고, 그 돈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궜다. 그걸 국민이 간과하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우드 볼 아시안게임 때 만난 일본인과의 대화를 소개하면서 “‘위안부 그거 한국만 한 거 아니다. 중국도 하고, 필리핀도 하고, 동남아에서 다했지만, 다른 나라에 배상한 게 없다. 한국에만 5억불 줬다. 한·일 국교 정상화 때 다 끝났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사람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일본 총리하고 사인해 돈 다 줬고 (일본이) 한국에 두 번이나 도움을 줘 다 끝났다고 생각하더라”라는 말을 덧붙였다. 정 군수는 ‘일본 사람들의 생각이 그렇다’는 말로 우회적인 표현을 이어갔다.

그는 “그런데 (한국이) 지금 자꾸 뭐 내놔라, 사과하라고 하는 건 납득할 수 없다고 일본 사람들은 생각한다”고 했다.

또 “‘박근혜나 박정희든 대통령이 일본 총리하고 사인했으면 지켜야 하는 거 아니냐. 그것을 무효화하고 돈 가져와라. 국가 대표들이 협약하면 공인된 약속인데, 그걸 안 지킨다고 하니까 일본이 한국을 믿을 수 없는 나라로 생각한다’고 일본 사람들이 말하더라”고 했다.

“한국이 일본 상품 불매하는데, 일본도 한국 것 안 써. 그러면 거꾸로 우리가 손해 본다”는 말도 늘어놓았다.

지역 주민은 일본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한·일 관계를 언급한 정 군수를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한 주민은 “일본 사람이, 일본 입장에서 한 말을 워크숍에 참가한 이장들에게 장황하게 소개할 필요가 있었느냐”며 “이장들에게 무엇을 생각하라고 이런 말을 늘어놓았는지 모르겠고, 군의 수장이 이런 식으로 말을 해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관해 한 간부 공무원은 “폴란드와 독일, 핀란드와 러시아 관계처럼 과거에 휩싸이지 말고, 한·일 관계를 미래 지향적으로 끌고 가자는 취지의 발언을 하려던 것으로 안다”며 “(막말 논란에 관해) 군수의 설명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한편 정 군수의 발언이 알려지자 정의당 충북도당 남부3군위원회 추진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정 군수의 발언은 아베정권이 주장하는 내용과 다를 바 없다”며 “아베의 말을 한국어로 번역했다고 해도 믿어질 정도”라고 비판했다.

또 “2017년 소녀상 제막식에도 위선으로 참석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꼬집었다.

(보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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