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나서”…삼척사고 뒤 잠적 태국노동자 1명 홍성 병원 입원

  • 뉴스1
  • 입력 2019년 7월 24일 16시 29분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고갯길에서 발생한 승합차 전복사고 이후 불법체류자 신분을 우려해 사라진 태국 노동자 3명 중 A씨(36·여)가 24일 오후 충남 홍성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2019.7.24/뉴스1 © News1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고갯길에서 발생한 승합차 전복사고 이후 불법체류자 신분을 우려해 사라진 태국 노동자 3명 중 A씨(36·여)가 24일 오후 충남 홍성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2019.7.24/뉴스1 © News1
지난 22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의 한 고갯길에서 발생한 승합차 전복사고 당시 부상자들을 구출한 뒤 사라졌던 3명의 태국국적 노동자들 중 1명이 홍성군 한 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오후 사고 당시 현장에서 모습을 감춘 태국국적 노동자 중 여성 A씨(36)를 충남 홍성의 한 병원에서 만났다. 얼굴과 쇄골 쪽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던 A씨는 얼굴 왼편에 붕대를 감고 있었지만, 다행히 부상 정도는 크지 않아 보였다.

A씨는 사고 이후 그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이날 처음으로 병원을 찾아 입원했다. 군청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홍성 경찰서 외사계는 모습을 감췄던 다른 노동자 B씨와 만나 면담을 가졌다. A씨는 경찰과 B씨의 대화 이후 안심하고 병원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A씨는 왜 사고 현장을 떠났느냐는 질문에 “당시 겁을 먹었다”며 “아직 집으로 돌아갈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어 “갚아야 할 빚이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사고 당시 이들 일행에 의해 구조된 할머니들이 고맙다는 말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약간의 웃음을 보이기도 했다.

다만 A씨는 현재 다른 사람들과의 접촉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A씨의 지원을 위해 병원을 찾은 홍성군 다문화지원센터 관계자는 “A씨가 너무 겁을 먹고 있는 상태”라며 “우선 안정을 취하고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사고 당시 구조대가 도착하기 전 이탈한 3명의 태국국적 노동자들은 이날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었다. 남성 두 명은 비교적 경미한 상처를 입었지만, 여성의 경우 얼굴 쪽과 쇄골부분에 부상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들 중 두 명은 부부 사이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이 사고 현장에서 이탈한 이유가 불법체류자 신분을 감추기 위해서인 것으로 파악하고 불법체류자 통보의무 면제제도를 신청한 상황이다.

다만 법무부에 따르면 3명의 태국국적 노동자들은 원칙적으로 경찰공무원의 통보의무 면제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3명의 불법체류 외국인은 원칙적으로 경찰공무원의 통보의무 면제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다만 이들이 부상으로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은 경우 통보의무 면제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성=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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