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순간…소름 돋아” 판문점 北美 정상에 시민들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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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6월 30일 18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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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장소서 만난 만큼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길”
2017년처럼 ‘역주행’은 없어…삼보일배 막혀 실랑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정전 66년 만에 남북 분단의 상징과도 같은 판문점에서 만나 트럼프 대통령이 북측 땅으로 넘어서는 순간을 바라본 시민들은 놀라움 속에 박수를 보내며 환호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오후 1시를 넘겨 정상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비무장지대(DMZ)로 이동을 시작하자 서울역 대합실에 있던 시민들의 시선은 일제히 대합실에 설치된 TV로 쏠렸다.

한미 두 정상이 DMZ로 이동한다는 속보 자막을 휴대폰으로 찍고 있던 직장인 황규범씨(58)는 “66년 만에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에 가는 거라고 하는데 역사적인 순간이라 사진을 찍었다”며 “3자가 만나 지금과는 달리 더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명자씨(53·여)도 “종전 후 미국 대통령이 처음으로 DMZ를 방문하는 것인데 평화통일의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며 “남북 교류와 이산가족 상봉 등 왕래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어 오후 3시46분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판문점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자 뉴스 생중계를 지켜보던 시민들 중 일부는 박수를 치며 두 정상의 만남을 환영했다. 지나가던 외국인 관광객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이 광경을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다.

한국에서 영어교사를 하고 있는 쉬라이어 유세피(29·여)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함께 노력해 남·북·미가 만나게 됐다”며 “소름이 돋고 매우 놀라운 일”이라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자녀와 함께 광화문을 찾은 윤모씨(43)는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날 때도 기대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역사적인 곳에서 만나는 만큼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이 역사적이기는 하지만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시민들도 있었다.

60대 여성 백모씨는 “사실 아직도 김 위원장을 믿을 수가 없다”며 “자꾸 이런 모습을 보여주려는 상황이 마냥 좋게만은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광화문광장에서 뉴스 생중계를 휴대폰으로 보고 있던 박모씨(46)는 “문 대통령이 저기까지 가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이야기하는 동안 뒤로 빠져 있는 모양새”라며 “가서 구경만 하고 오는 건 아닌지 불만”이라고 비판했다.

◇2017년처럼 ‘역주행’은 없어…평통사-경찰 간 실랑이

이번 트럼프 대통령 방한에서는 지난 2017년 방한 때의 ‘역주행’ 같은 사고는 없었다. 2017년에는 반미 성향 단체가 미국 차량 행렬을 향해 물병 등을 던져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역주행을 했었다.

다만 미국이 한반도 평화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시민단체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평통사)이 삼보일배를 하던 것을 경찰이 정리하는 과정에서 소 실랑이가 빚어졌다.

이들은 당초 청와대 쪽으로 삼보일배 행진을 하려 했지만 경찰이 이를 불허하면서 이날 오전 10시40분쯤부터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대신 진행했다. 트럼프 대통령 차량 행렬이 다시 광화문 앞을 지날 시간이 임박한 오후 12시30분쯤부터는 경찰이 이들을 계단 위쪽으로 인도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퇴거에 불응하며 몇 차례 고성이 오갔다. 이 때문에 경찰이 이들을 직접 들어서 옮기는 등 물리적인 마찰도 있었지만 큰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을 태운 차량이 지나갈 때까지 계속해서 전쟁을 끝내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청계광장에 모인 보수단체들은 트럼프가 지나가기 전부터 “트럼프”와 “USA” 등 구호를 계속해서 외쳤다. 중간중간 “박근혜” 구호가 등장하거나 미국 국가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외국인 관광객들을 향해 “미국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석방해야 한다고 설득하기도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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