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경 무용론, ‘여성 혐오’로 볼 수도…여경만 가능한 업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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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20일 1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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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경찰관이 주취자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비판 여론이 ‘여경 무용론’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여경 무용론을 ‘여성 혐오’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태현 법률사무소 준경 변호사는 20일 SBS 뉴스프로그램 ‘주영진의 뉴스브리핑’과 인터뷰에서 “(이른바 ‘대림동 여자 경찰 동영상’을 보고) 여경 무용론이 생긴다면 반대인 사람들은 또 여성혐오라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남성과 여성이 대립하는 이슈들을 보면 사안의 본질은 남지 않고 그것에 대한 젠더 갈등만 남는 현상들이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회적 갈등이 이런 식으로 드러나는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녀에는 신체적인 차이가 있다. (남성 경찰관과 여성 경찰관을 선발할 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불평등하다고 보지 않는다”며 “기본적으로 여경만이 가능한 업무가 있다. 체력 과정에서 기준을 조금 다르게 한다고 해서 여성에 대한 우대라던가 남성에 대한 차별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방송에서 백기종 전 수서경찰서 강력팀장도 “태생적으로 (남녀의) 신체적인 우열은 분명히 존재한다. 경찰 업무에서 여경이 할 일이 있고, 남경이 할 일이 있다”며 “여경 남경이 똑같은 훈련 강도를 제시하는 선진국도 많다. 그런 것에 비하면 우리나라가 요원하긴 하다. 하지만 기본적인 편차는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술에 취한 중년 남성 2명이 남녀 경찰 2명 앞에서 난동을 부리는 영상이 올라와 화제가 됐다. 영상 속 사건은 13일 오후 9시 50분 서울시 구로구의 한 음식점 앞에서 벌어졌다.

영상에는 술에 취해 욕설을 퍼붓는 중년 남성 A 씨가 남경의 뺨을 때리고, 또 다른 남성 B 씨가 남경과 여경을 밀치는 장면이 담겼다. 이 과정에서 여경이 남성을 제압하지 못하고 주변에 도움 요청만 하는 등 미숙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이 일각에서 나왔다. 일부는 ‘여경 무용론’까지 제기했다.

구로 경찰서는 “여성 경찰관이 혼자 수갑을 채우기 버거워 남성 시민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그 순간 건너편에 있던 교통 경찰관 2명이 왔고 최종적으로 여성 경찰관과 교통경찰관 1명이 합세해 함께 수갑을 채웠다”고 논란을 일축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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