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텃밭’ 대구 찾은 한국당…“文정권은 폭탄정권”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1일 17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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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저지하기 위해 장외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은 주말인 11일 ‘보수 텃밭’ 대구를 찾아 ‘문재인 정권 심판론’을 주장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했다.

특히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을 비롯한 민생경제와 대북안보를 집중 공략, “문재인 정부는 폭탄 정권” “한강의 기적처럼 몰락” 등의 강경 발언을 거침 없이 쏟아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대구 달서구 대구문화예술회관 앞에서 ‘문재인 STOP! 국민이 심판합니다!’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규탄대회는 지난달 20일부터 매주 주말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진행되던 장외집회를 대구로 옮긴 것이다. 대구 민심을 다지고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확고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낮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무더운 날씨에도 주최 측 추산 시민 및 당원 2만여명이 운집하면서 집회 장소는 인산인해를 이뤘다. 시민들은 한국당의 당색인 빨간 풍선과 ‘민생파탄 국민심판’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자리로 모였다.

이윽고 하얀 셔츠에 빨간 점퍼를 입은 나 원내대표가 무대 위로 올라서자 시민들은 일제히 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나 원내대표는 이에 “보수우파 성지 한국당의 베이스캠프 이곳,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한다”고 웃으며 화답했다.

이어 곧바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해 “(출범) 2년 밖에 안 됐는데 이 나라가, 한강의 기적이 기적처럼 몰락하고 있다”며 “아무리 얘기해도 알아듣지 못하는 데 답은 하나다. 내년 총선에서 심판해달라”고 호소했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안보와 민생도 집중 공격했다.

그는 북한이 불상의 발사체를 쏘아올린 것을 지적하며 “이런 무시무시한 미사일 발사를 실험하는 데도 숨기기에 급급하다. 대한민국 정부 맞느냐”면서 “(여러분이) 문재인 정부에 확실하게 경고해달라”고 외쳤다.

대북 식량지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영리한 ‘식량공작’에 속아야 되겠냐”며 “평화를 구걸하고 북한의 꾀임에 넘어가는 문재인 정권을 규탄하자. 대한민국 국익과 국민을 위해 안보를 지켜달라고 외치자”고 독려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안보만이 파탄의 길로 가는 게 아니라 경제는 완전히 민생파탄 경제정책”이라며 “문 대통령이 소득주도성장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떻게 됐느냐. 자영업이 몰락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베네수엘라가 잘 나가는 나라였는데 2009년부터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더니 10년 만에 망했다”며 “나라 망하는 거 한 순간이다. 반(反) 기업 정책, 포퓰리즘으로 나라 망하게 하는 정책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나 원내대표는 “그런데도 (문 정부는) 자신들은 좌파와 독재가 아니라고 한다. 좌파라고 하면 화낸다”며 “왜 인정을 안하냐면 좌파라고 하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없는 것을 자신들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낮춰 부르는 ‘일베’ 사이트 비속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그는 “(문 대통령 취임 2주년) 대담으로 기자가 ‘문빠’ ‘달창’에게 공격 당하고 있다”며 “대통령한테 독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지도 못하냐. 묻지도 못하는 게 독재 아니냐”고 반문했다.

나 원내대표는 또 “패스트트랙이 좌파독재 끝판왕”이라며 “좌파독재 완성하려고 합의도 없이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에 태운 것은 원천 무효다. 그래서 저희가 이렇게 절규하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대한민국이 왼쪽으로 가서 자유대한민국이 아니라 좌파 사회주의 대한민국으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며 “힘을 모아달라”고 목청을 높였다.

흰 셔츠만 입은 채 무대에 오른 황 대표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모두 최저임금 폭탄에 망해가고 있다. 기업하는 사람들도 반(反) 기업 정책에 망해가고 있다”며 “저는 문재인 정권을 ‘폭탄 정권’으로 규정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근로자들도 폭탄을 맞고 있다. 국민들이 세금 폭탄을 맞고 있다”며 “한 마디로 폭탄 정부 아닌가. 민생 폭탄이 우리 머리 위에 마구 내려오고 있다. 국민을 괴롭게 하는 이 정권 심판해야 하지 않겠냐”고 목청을 높였다.

황 대표는 “그런데도 이 정권은 ‘우리 경제가 고속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며 “정말 뻔뻔하지 않느냐. 주변에서 피눈물을 토하고 있는데 잘못된 인식을 가지니 경제가 더 폭망의 길로 가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또 “진짜 폭탄도 우리 머리 위에 떨어지고 있다. 며칠 전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우리는 북한에 퍼주겠다고 하며 선의를 바라는데, 그 사람들은 우리를 공격할 미사일을 준비하고 웃는 얼굴에 미사일을 쏴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도 괜찮느냐”며 “문재인 대통령은 위기 상황에 북한에 따끔하고 매서운 경고의 말 한마디도 못하고 오히려 북한을 변호하고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 맞느냐”고 공격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지지층의 결집을 호소하기도 했다.

그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우리 대통령은 나이도 많고 병들어서 힘든데 지금 계속 저곳(교도소)에 붙잡아 두고 있다”며 “그런데 김경수(경남지사)는 어떻게 했나. 선거에 부정 개입했는데 보석해줬다”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또 패스트트랙과 관련 “도저히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없는 법”이라며 “지금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그렇게 급하냐. 지금 급한 건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세우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의도가 뻔하다. 엉터리 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태워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국회를 독점해서 자기들 마음대로 하겠다는 거 아니냐”며 “이게 바로 독재 아니냐”고 외쳤다.

황 대표는 “그래서 우리가 막으려고 갈비뼈가 부러지며 무저항으로 버텼지만 누르고 던지고 때리고 억지로 패스트트랙을 통과시켰다”며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 죽을 각오를 하고 이 정부의 좌파독재를 막기 위해 목숨을 던지겠다”고 했다.

한편 나 원내대표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문빠’, ‘달창’ 등으로 지칭한 데 대해 공식 사과했다.

그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문 대통령의 극단적 지지자를 지칭하는 과정에서 그 정확한 의미와 표현의 구체적 유래를 전혀 모르고 특정 단어를 썼다”며 “인터넷상 표현을 무심코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결코 세부적인 그 뜻을 의미하기 위한 의도로 쓴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달창’은 스스로를 ‘달빛기사단’이라 칭하는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극우성향 사이트에서 ‘달빛창녀단’이라고 속되게 이르는 용어의 줄임말이다.

【서울·대구=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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