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경험을 리포트로?” 논란에 대학 측 조사 착수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18일 15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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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과목 듣는 학생들 상대로 무기명 설문조사
설문 결과에 따라 교수 처우 결정

과제 논란이 제기된 한 대학교 커뮤니티 홈페이지 게시글 캡처© 뉴스1
과제 논란이 제기된 한 대학교 커뮤니티 홈페이지 게시글 캡처© 뉴스1
광주의 한 대학교수가 ‘자신이 겪은 성폭력의 정의’를 과제로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대학 측이 학생들을 상대로 조사에 나섰다.

18일 광주의 A대학교에 따르면 교양과목을 맡은 B교수가 학생들에게 내준 성(性) 관련된 과제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이에 학교 측은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날 무기명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현재 설문조사에 대한 분석이 진행 중인 가운데 설문조사 결과는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대학 측은 학생들의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B교수의 처우를 결정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다만 학생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있는 만큼 강의를 폐지하지는 않을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강의를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 익명으로 설문조사를 받았다”며 “학생들이 과제에 대해서 어떻게 느꼈는지 등에 대한 분석이 마무리되면 학교측에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B교수가 교내 성폭력 관련 예방프로그램을 마련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진행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의도와는 달리 상황이 진행된 것 같다. 학생들도 이 논란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B교수는 온라인으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성폭력에 대해 정의하시오’라는 과제물을 제출하라는 공지했다.

과제물 내용에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여러 유형의 성폭력을 겪어봤을 것’이라며 ‘자신이 겪은 성희롱을 중심으로 성폭력의 정의를 내려보길 바란다’는 내용의 설명을 덧붙였다.

그러면서 “단순 서술보다는 문제점과 예방책까지 곁들이면 더 좋겠죠”라면서 “여러분들이 제출한 자료는 학내 성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데 참고자료로 활용될 예정(비밀보장)”이라고 했다. 과제 지각제출에 대해서도 ‘불허’라고 못박았다.

B교수가 과제를 낸 것에 대해 일부 학생들이 ‘2차 가해’라며 과제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등의 항의메일을 보냈다. 현재 해당 과제는 삭제된 상황이다.

한편 이 과제의 캡처사진은 여러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면서 비난의 댓글이 이어졌다.

댓글 중에는 ‘그 끔찍한 기억을 되짚어야 함?’ 또는 ‘과제라는 게 강제성이 있다’, ‘2차 가해 아니냐’, ‘토론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고 있다’라는 등의 비난의 글이 쏟아지고 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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