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유럽불곰이 웬말?”…주민들 사파리 사업 반대

  • 뉴시스
  • 입력 2019년 4월 12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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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반대측 주민들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
"열대동물 가둬 돈벌이 나서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

제주 람사르습지 인증 도시 인접 지역에 대형 사파리 테마파크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해당 마을 주민들이 “기업의 돈벌이와 제주의 미래를 맞바꿀 수는 없다. 사업 승인 절차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2리 대명제주동물테마파크 반대 대책위원회와 선인분교 학부모회는 12일 오후 제주도청 제2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주민 의사와 상관없이 난개발이 진행 중이다. 선흘2리 주민들은 이 사업이 철회될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며 이 같은 뜻을 밝혔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일대 58만㎡ 부지에 사자와 호랑이, 유럽 불곰 등 야생동물 관람시설과 사육사, 동물병원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조천읍 일대는 지난해 10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린 제13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최초 람사르습지도시로 인증을 받은 곳이기도 하다.

주민들은 람사르습지로 선정된 마을 주변에 반생태적 동물원이 들어서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제주도가 사업주의 사업변경 신청 시점부터 당사자인 선흘2리 주민들을 철저히 배제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27일 승인절차를 멈추고 투명한 정보를 공개하라는 주민들의 요구를 제주도와 원희룡 도지사가 무시했다”면서 “문제가 공론화되자 이달 5일 서둘러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을 추진하는 기업의 애로사항을 듣는다며 간담회를 가졌다”고 지적했다.

제주도가 주민보다 기업의 편에 서서 행정을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민들은 사업 대상지역이 열대동물 서식에 취약한 환경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해발 350m 고지에 위치한 선흘2리는 우리나라 연 평균 강수량에 두 배에 이르는 2600㎜의 강수량과 잦은 안개로 운전조차 힘든 곳이다”면서 “반면 도입 추진 동물들은 대부분 열대 기후에서 자라는 동물들뿐이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이들은 “제주도는 세계자연유산과 람사르습지를 지켜야 하는 국제적 책임을 지고 있다”며 “이런 아름다운 마을과 열대 동물을 가두어 돈벌이에 나서는 시대착오적, 반생태적 동물원 건립 사업에 끝까지 반대하겠다”고 덧붙였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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