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 왜 안갖다 줘”…비교되는 산불 이재민 구호용품

  • 뉴스1
  • 입력 2019년 4월 5일 2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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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여력이 없었다. 근무조 짜서 나가겠다”

지난 4일 강원 고성 산불로 발생한 이재민들의 임시 대피소인 천진초등학교 입구(왼쪽)와 원암리 마을회관 입구. © News1
지난 4일 강원 고성 산불로 발생한 이재민들의 임시 대피소인 천진초등학교 입구(왼쪽)와 원암리 마을회관 입구. © News1
“담요 왜 안갖다줘. 아무리 기다려도 안줘. 10개가 필요하다고요.”

산불이 발생한 강원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는 해가 지고 어둠이 짙게 깔리자 금세 추운 기온이 감돌았다.

송규하 원암리 이장은 원암리 마을회관 마당에 나와 휴대전화기를 꺼내 들더니 구호용품 요청을 거듭 요구했다.

원암리 마을회관은 이틀간 휩쓸고 간 화마에 생활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 40여명이 모여 있다.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마을을 뒤덮고 있어 당시의 급박했던 상황을 직감할 수 있었다.

담요를 갖다 준다는 대답을 들은 송 이장은 ‘다른 대피 장소에 비해 구호용품이 적은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많은 것 안바라, 필요한 것만 있으면 되지”라며 웃어 넘겼다.

피해 주민들은 화마가 덮치자 신발도 못 신고 나올 정도로 간신히 몸만 빠져 나왔다고 했다.

마을회관 입구에는 물과 빵, 컵라면 등 구호물품이 쌓여 있었지만 다른 대피 장소에 비해 열악해 보였다.

천진초등학교에는 여러 대기업과 단체가 찾아와 천막을 펼치고 구호물품을 지원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비교가 됐다.

이곳엔 밥시간이 되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급식차도 와 식사를 제공한다.

산불대책본부 바로 옆에 자리 잡고 있어 기자들이 많이 취재하는 장소이다. 이 곳엔 이재민 140여 명이 있다.

체육관 입구 한쪽에는 담요 등 생활필수품이 담긴 구호키트상자도 남아돌아 한쪽에 쌓여 있었다.

현재 고성군엔 이재민 300여명이 인근 안전한 장소에 대피해 있다.

군 관계자는 “대피 장소 구축에 인력이 몰리면서 원암리 마을회관에 나갈 수 있는 여력이 안됐다”며 “앞으로 근무조를 짜서 움직이겠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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