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산불 피해 주민 “날아가던 참새 타죽어…불꽃, 폭탄 날아가듯 퍼져”/ 사진=동아일보DB
4일 오후 7시17분쯤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의 도로변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속초까지 번져 서울 여의도에 면적에 맞먹는 산림을 집어삼켰다. 13시간여 만에 큰 불길은 잡았지만, 피해는 심각했다.
속초시 장사동 장천마을에 산다고 밝힌 김광규 씨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밤새 청소년훈련소에 대피했다가 오늘 집에 다시 가보니 집이 다 타버렸다”며 “기가 막히다”고 토로했다. 김 씨가 사는 장천마을은 최초 발화지점에서 직선거리로 4㎞ 정도 떨어져 있다. 발화지점과 속초 시내 중간쯤이다.
그는 “대피 도중 (강한 바람에) 불꽃이 폭탄 날아가듯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불이 붙는 것을 목격했다”며 “집에서 대피소까지는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라고 말했다. 건조하고 강한 바람인 ‘양간지풍’을 타고 순식간에 불이 번졌다는 의미.
속초 산불 피해 주민 “날아가던 참새 타죽어…불꽃, 폭탄 날아가듯 퍼져”/ 사진=동아일보DB
당시 속초 일대에는 소형 태풍급인 최대풍속 초속 30m의 강풍이 분데다 해가 지면서 헬기 투입을 못해 소방당국은 밤새 불길을 잡지 못했다. 김 씨는 “바람이 너무 세게 불어 컨테이너가 날아갔다”며 “(강풍으로) 불이 삽시간에 확 번져 (날아가던) 참새가 많이 떨어져 죽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탄 데는 완전히 전소하고 안 탄 곳은 언제 불이 났냐는 듯이 그대로 있다”며 “마치 누가 방화한 것처럼 불이 났다”고 덧붙였다.
피해 정도에 대해 김 씨는 “여기서 가축을 키우며 살았는데 목조 철재 건물이 완전히 다 타버렸다”며 “토끼도 30여 마리 있었는데 다 죽고 서너 마리만 남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가 막히다”고 말했다.
현재 바람이 잦아들었다 세졌다는 반복하고 있다고 전한 그는 “다행히 산불은 안 보인다. 더 이상 번지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고성·속초 산불의 주불을 이날 오전 8시30분께 잡혔고, 소방당국은 현재 잔불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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