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생 “성폭력 논란 교수, 연구 갈취·논문도 표절” 주장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12일 11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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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강사, 성폭력 폭로 학생 통해 공개
학생들, 12일 오후 첫 집회 열어 파면 촉구
"학교, 성급하게 정직 3개월 징계 확정 안돼"

제자들에게 성폭력을 휘둘러 논란이 된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교수가 이번엔 ‘연구 갈취’ 의혹에 휩싸였다.

서울대 총학생회·인문대학생회·서어서문학과학생회 등으로 구성된 ‘A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는 12일 ‘A교수가 연구를 갈취하고 논문을 표절했다’는 주장을 담은 외국인 강사 B씨의 글을 공개했다.

B씨는 “그(A교수)는 학생들을 이용해 외국인 저자 저서의 많은 부분을 번역했고, 이 내용을 자신의 이름으로 출판하는 저서에 포함시켰다”며 “이 표절에 있어서 최소 1회 이상 한국인 여성 강사의 글을 자기 것으로 했으며, 이를 그 강사에게 허락을 구하지도 않아 결국 스페인어문학회에 고발당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리고 자신의 전공 분야가 아닌 분야에서 논문의 연구나 집필 과정에 참여하지도 않은 채 한 석사과정생과 또는 정교수가 아닌 강사들과 공동저자로 논문을 내는 수작도 부렸다”고 글에서 밝혔다.

B씨는 지난달 24일 A교수 비위가 성추행에만 그치는 게 아니라며 해당 글을 A교수 성폭력을 폭로한 학생에게 보냈고, 특위가 입수해 이날 공개했다. 이 글은 스페인어로 작성됐으며 학생들이 번역했다.

B씨는 “이렇게 다른 사람들이 만든 연구성과로 국내외 학회에 참석했고, 막상 학회 발표라는 책임은 다른 사람들에게 맡겼다”며 “이것도 모자라서 학생들과 강사들을 이용해서 자신의 논문을 수정하거나 자기가 쓸 PPT를 만들게 하고 어떤 종류의 보상도, 감사의 표시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A교수가 교수로서도 인간적으로도 서울대의 모든 교수들에게 요구되는 직업윤리에 따라 행동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며 “불법적으로 타인의 업적을 취하면서 논문을 출판하고 학회에 참석하고 저서를 내기 위해서 타인을 도구화하는 그의 경향은 사람들을 향한 존중과 타인의 지적 노동에 대한 인정을 거스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위는 이날 오후 5시 서울대학교 행정관 앞에서 A교수 파면을 촉구하는 첫 시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특위는 “A교수의 성폭력에 이어 연구 갈취 의혹까지 폭로된 만큼 학교가 성급하게 정직 3개월 징계를 확정하는 대신 모든 비위를 낱낱이 밝혀 파면할 것을 요구한다”며 “오늘 집회를 기점으로 특위는 A교수의 성폭력 뿐 아니라 연구 갈취 의혹에 대해서도 대대적 투쟁을 벌여나가겠다”고 전했다.

지난달 6일 이 학과 졸업생은 대자보를 통해 A교수가 지속적으로 성폭력을 해왔다고 폭로했다.

이 사건이 공론화된 건 A교수에 대한 서울대 인권센터의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다. 해당 졸업생은 지난해 7월 인권센터에 해당 사실을 알렸고, 성폭력 사실이 인정됐음에도 센터가 정직 3개월 징계를 권고하자 결국 대자보를 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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