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과 얼굴을 공개하며 고(故) 장자연 씨의 성추행 피해를 목격했다고 증언한 윤지오 씨가 자신을 응원해준 이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윤지오 씨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많은 인내와 고통 속에서 지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예측했던 대로 많은 이야기들이 생성되고 저도 사람이기에 상처를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감수하고 감당해야할 저의 몫이라고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윤지오 씨는 장자연 사건 전후를 다룬 저서 ‘13번째 증언’을 소개하며 “국민청원으로 인하여 이렇게 재수사에 착수할 수 있었고 저같이 나약하고 힘이 없는 사람이 공개적으로 용기를 내어 진실을 규명하고자 쓴 책”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윤지오 씨는 “모든 책은 누군가에게 전달되는 글이며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13번째 증언’은 제 삶을 살며 제게 벌어졌던 삶을 사실만으로 기록한 에세이북”이라며 “나아가 더 이상의 피해자가 없길 바람하고 고통 속에서 헤매는 삶을 살아왔을 어쩌면 끝나지 않을 고통 속에서 숨죽여 살고계실 피해자가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길 염원으로 책 지필과 인터뷰에 응했다”고 밝혔다.
끝으로 윤지오 씨는 “제가 살며 많은 은혜를 입었는데 앞으로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 은혜를 갚아나가는 것이라 믿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겠다”며 “응원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이날 장자연 씨의 동료 배우인 윤지오 씨는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처음으로 자신의 실명과 얼굴을 공개했다. 윤 씨는 그간 익명으로 언론 인터뷰에 응해왔다.
윤지오 씨는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실명과 얼굴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가해자가 너무 떳떳하게 사는 걸 보면서 억울한 심정이 들었다”면서 장자연 문건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장자연 씨는 2009년 유력 인사들의 술자리와 성접대를 강요받고 욕설, 구타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눈을 감은 바 있다.
윤지오 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을 당시 조사가 부실하다고 느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윤 씨는 “질문 자체도 제가 느끼기에는 중요한 질문은 따로 있는데, 수박 겉핥기식처럼 다른 질문만 했다”며 “(가해자의) 구두 색깔, 무슨 구두를 신었느냐 등 그런 질문 자체를 늦은 시각에 듣다보니 반복되어 졌다. ‘왜 이런 질문을 13번이나 반복하나, 중요한 부분은 따로 있는데’(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이런 질문을 통해 무엇을 얻으려는지 의구심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지오 씨는 저서 ‘13번째 증언’을 통해 “(13번째 증언에 담긴) 잔혹동화 같은 이 이야기가 바로 지난 내 삶”이라며 “자연 언니와 함께했던 시간은 기껏해야 1년 남짓, 하지만 나는 그보다 10배가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언니를 잊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라우마는 이겨내는 것이 아니라 견뎌내는 것이라고 들었다”며 “지금도 나는 언니의 죽음을 견뎌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를 ‘애기야’ 하며 다정하게 부르던 그 목소리를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내가 언니의 내민 손을 미처 깨닫지 못해 못 본 것 아닌가 하는 자책감과 회한으로 나는 13번의 증언을 했다. 그것이 살아남은 내가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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