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동지’ 빈소 찾은 길원옥 할머니 “이렇게 빨리 가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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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1월 29일 17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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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소 찾은 문재인 대통령과 25분 가량 이야기 나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 할머니가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김복동 할머니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2019.1.29/뉴스1 © News1
“좀 더 계셨음 좋겠는데 이렇게 빨리 가시네요.”

오랜 동지였던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은 길원옥 할머니(91)는 “김 할머니 보시니 어떠시냐, 편안히 가셨다”는 관계자의 말에 이 같이 말했다.

길 할머니는 29일 오후 2시35분 쯤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진 김복동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다. 생전 김 할머니가 좋아했다는 색인 노란색 조끼에 외투를 챙겨입고 휠체어에 탄 채 빈소를 찾은 길 할머니는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이사장과 김동희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장의 부축을 받아 빈소로 들어섰다.

길 할머니는 김 할머니의 영정 앞에 무릎을 꿇고 말 없이 묵념한 뒤 한동안 멍한 눈으로 영정만 바라봤다. 조용히 한숨쉬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길 할머니를 지켜보던 사람들 사이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빈소 옆에 마련된 작은 방에서 김 할머니의 조문보(생애보)를 보던 길 할머니는 “사진이 잘 나온 것 같으냐”는 질문에 미소지으며 “네”라고 대답했다. 조문보 뒤쪽에 나온 다른 사진들도 천천히 훑어보던 길 할머니는 한동안 김 할머니의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후 오후 3시10분 쯤 문재인 대통령이 김 할머니의 빈소를 찾았고, 문 대통령과 길 할머니는 빈소 옆 작은 방에서 25분 가량 이야기를 나눴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였던 김 할머니와 길 할머니는 같은 아픔을 공유하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왔다. 2012년 3월8일에는 세계여성의날을 맞아 함께 전시 성폭력 피해 여성들을 지원하는 나비기금을 만들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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