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이렇게 해서 장사 되겠나”…‘하이서울쇼룸’ 운영 질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3일 18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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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경제 관련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은 2일 “천만 인구가 사는 서울이다. 이곳 면적이 얼마인데 (이렇게 운영해서) 눈에 띄겠나”라며 “장사를 잘 못하는 곳이다”라고 질타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이간수문전시장에 위치한 ‘하이서울쇼룸’을 방문해 패션 관련 입점 기업들과 진행한 간담회 자리에서 “(하이서울쇼룸이) 이렇게 황금 자리에 위치해 있는데 (서울시가) 30억원 (예산을) 투자해 매출이 113억원이 나온다는 것은 생산성이 그렇게 높은 것이 아니다. 장사를 하려면 탁월하게 해야한다. 이 곳으로 사람이 몰려오게 해야 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박 시장, 조인동 서울시 경제정책실장, 하이서울쇼룸 입점기업 디자이너 25명 등을 포함해 50명 정도 참석했다.

현재 하이서울쇼룸은 166개 회사가 입점해 있다. 2016년부터 3년 계약으로 서울산업진흥원이 위탁운영을 하고 있다. 3년간 누적 매출액이 177억원을 기록했다.

박 시장은 전시장 곳곳을 살펴보며 “장사가 정말 안되게 생겼다. (쇼룸이) 이렇게 인근 동대문 시장들과 차별성 없이 전시돼 있으면 되겠나”라며 “경제특별시 만들겠다고 했다. 매출이 그 정도만 해선 안된다. 30억원 투자해서 3000억원은 나와야 한다”며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하이서울쇼룸의 매출을 두고 방문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라고 시 관계자 및 하이서울쇼룸을 운영하는 서울산업진흥원(SBA) 관계자에게 지시했다.

박 시장은 하이서울쇼룸에서 개최하는 패션쇼와 관련해 “1년에 패션쇼를 2번을 하는 것은 하나마나 한 것 아니냐. 이 곳 책임자가 누구냐”라며 “이것만 보더라도 정책이 현장에서 잘 안돌아갔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뭘 하려면 끝장을 봐야 한다. 장사나 사업을 그렇게 해서 되겠는가”라며 “한 점 이라도 판매를 하게 해야지. 핀란크 헬싱키 공항을 보면 승객이 비행기 타기 직전까지 물건을 판다”고 역설했다.

박 시장은 이어진 간담회 자리에서도 입주업체들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방안, 사업지원 대책 등을 강구하라고 서울산업진흥원과 서울시 관계자들에게 주문했다. 박 시장은 입주 기업 대표들의 발언 내용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수첩에 메모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이 자리에서 SBA가 또 다른 업체와 계약을 맺어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SBA가 (서울시의) 위탁을 받아서 누구한테 또 위탁을 주고 있는가”라며 “하도급이 또 이뤄지고 있다. 이게 하도급이지 않나. 다른 방안을 강구해보자”고 지적했다.

박 시장은 그러면서 하이서울쇼룸의 ‘정체성’을 정립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하이서울쇼룸 입점 업체와 간담회가 열리는 지하1층 간담회 장으로 이동하면서도 실내 인테리어도 이 곳이 패션 특화 장소라는걸 보여줄 수 있도록 바꾸라고 주문했다.

박 시장은 “하이서울쇼룸의 아이덴티티가 도대체 무엇이냐. (이 곳이) 신진디자이너들의 쇼룸인데, 그에 맞게 인테리어나 프로그램 등이 맞춰져 있는가”라며 “충분치 않다는 느낌이다. 떼로 쑤셔 놓은 것 같다. 입간판 하나 만들어주는 것으로 끝나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급자 마인드를 가져선 안된다. 사람들이 여기 잘 모르지 않는가. 우리가 뭘 하느냐가 중요한게 아니다. 여기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3년 간 서울시가 30억 투자했는데. 이게 최선의 성과인지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산업진흥원 관계자 및 관계 공무원들은 박 시장의 지적을 메모하며 공감을 표했다.

서울산업진흥원 관계자는 “(사실 이곳은) 새로운 신진디자이너의 옷을 보여주고, 판로를 개척하기 위한 공간”이라며 “좀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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