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여중생 자살, 성폭행 의혹 덮으려 한다고?…경찰 “사실무근, 조사중”

  • 동아닷컴
  • 입력 2018년 11월 29일 13시 19분


코멘트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7월 인천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진 여중생의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딸의 성폭행 의혹을 주장하는 글을 게재하며 학교와 경찰의 초기 대응이 미온적이라고 비판한 가운데, 경찰은 “내사 종결하려고 한 적 없다”며 “A 양과 가해자로 지목된 남학생 3명의 휴대폰 모두를 포렌식 했고 결과도 이미 나온 상황이다. 이 3명 말고도 다른 학생들이 가해자로 포함돼 그 주변인까지 모두 조사를 마쳤다.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숨진 여중생 A 양(15)의 아버지는 28일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숨진 딸의 한을 풀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렸다. 지난 7월 19일 오후 8시 10분 경 A 양은 아파트 3층(자택)에서 투신해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A 양의 아버지는 딸이 성폭행과 협박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장례식 때 딸 친구들로부터 ‘(딸이) 성폭행을 당한 적이 있다’ ‘여러 친구들에게 망신을 당했다’ 등의 문자를 받고나서야 딸이 죽음을 택한 이유를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지난 2016년 5월 중학교 1학년이던 A 양이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비하와 조롱 글에 시달리다가 학교 전담경찰관을 통해 학교 폭력 신고를 했지만 학교 측은 아이들 간 다툼이었고 화해했다’며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았다”라고 토로했다.

해당 글에 따르면 A 양은 2016년 자신이 다니는 중학교 인근 고교 학생 B 군(18)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A양은 이 사실을 같은 중학교 학생 C 군(15)에게 알렸고 C군은 소문을 내겠다고 협박해 A 양을 성폭행했다. C 군은 A 양과 있었던 일을 다른 학생들에게 퍼트렸다. 이 소문을 들은 다른 중학교에 다니던 A양 남자친구 D 군(16)도 A 양과의 관계와 악의적인 소문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A 양 아버지는 “남학생 3명(고교생 포함. 셋이 각각 다른 학교 재학) 가운데 두 학교에서만 학폭위가 열렸고 ‘혐의없음’ 처분을 내렸다”고 전하며 “학교는 ‘남은 아이들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며 사건을 쉬쉬하고 있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또한 “경찰에 딸의 휴대전화를 맡기고 조사를 기다렸지만 끝내 아무 대답도 듣지 못했고 내사 후 가해 청소년 중 1명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종결을 하려 했다”며 경찰의 미온적인 수사를 비판했다.

이어 “우리 딸이 살아있다면 가해자의 죄에 대한 증언을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럴 수가 없다”며 “직접 피해자의 증언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성폭행과 학교 폭력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이 사건이 잊히기를 기다리는 불상사가 없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에 사건을 맡고 있는 인천 미추홀경찰서 관계자는 29일 “글에 올라온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며 “내사 종결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경찰이 내사하고 있는 도중에 피해자 측이 검찰에 2차례 고소하면서 검찰로부터 수사 지휘 건의가 내려왔다. 현재 경찰이 사건을 맡아 수사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해 그는 “A 양과 가해자로 지목된 3명의 남학생 휴대폰 모두를 포렌식 했고 결과가 이미 나온 상태”라며 “이들 말고도 다른 학생들이 (가해자로) 포함돼 그 주변인까지 모두 조사를 받았다. 계속해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가해 학생들이 총 몇 명인지 등 자세한 상황은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상태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