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까지 이용하냐” 정치인 과도한 홍보 현수막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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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14일 09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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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도 아닌데 얼굴 사진 넣어 거리 곳곳 게첨
시민들 “자신 이름 알리려 내걸어” 차가운 시선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14일 광주지역 곳곳에 정치인들의 응원 현수막이 게첨됐다.2018.11.14/뉴스1 © News1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14일 광주지역 곳곳에 정치인들의 응원 현수막이 게첨됐다.2018.11.14/뉴스1 © News1
“수험생 여러분을 응원합니다. 잘 할거야! 우리 수험생”

15일 실시되는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응원을 빙자한 정치인들의 홍보 현수막이 내걸리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4일 광주시내 주요 대로변에는 각 정당 소속 지역위원장들과 국회의원들이 일제히 수능 관련 현수막을 도심 곳곳에 게첨했다.

현수막에는 수능을 응원하는 문구와 함께 자신의 정당과 직책, 이름을 크게 실었다.

일부 지역위원장은 얼굴사진까지 넣은 현수막을 지역구 주요 대로변마다 부착했다.

선거철 또는 명절의 귀성객 환영 현수막이 아닌 수능응원 현수막이 정치인 이름으로 거리를 도배하다시피 하자, 이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광주지역 모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위치한 고교 후문에 내건 응원 현수막. 타 정치인들이 주요 대로변에 이름과 얼굴사진을 크게 넣어 내건 수능응원 현수막보다 양호하다.2018.11.14/뉴스1 © News1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앞두고 광주지역 모 국회의원이 지역구에 위치한 고교 후문에 내건 응원 현수막. 타 정치인들이 주요 대로변에 이름과 얼굴사진을 크게 넣어 내건 수능응원 현수막보다 양호하다.2018.11.14/뉴스1 © News1
광주 광천버스터미널 인근에서 만난 시민 이모씨(41)는 “고등학교나 시험장 인근에 현수막을 걸면 그나마 진정으로 느껴진다”며 “유독 차량이나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곳에 현수막을 내걸 건 보면 자신들을 홍보하려는 속셈으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또한, 이들 현수막이 상가 간판이나 횡단보도 신호등을 가려 주민들의 민원도 잇따른다.

상가 주인 박모씨(59)는 “가게가 사거리 횡당보도 앞에 위치하다 보니 걸핏하면 정치인 현수막 때문에 간판이 가려져 속상하다”며 “구청에 단속을 요청해도 시정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현행 선거법에는 선거일 180일 전부터를 제외하고는 당선·낙선을 도모하는 의사가 표시되지 않는 한 정치인의 일상적인 활동의 현수막 게첨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의 현수막 게시가 선거법을 위배하지 않더라도 옥외광고물법까지 저촉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광주시 선관위 관계자는 “예전에는 정치인의 이름을 부각하면 공직선거법 254조의 사전선거운동에 해당됐으나, 2016년 대법원 판례에 따라 홍보나 의정활동 보고가 아닌 의례적인 축하현수막은 무방하다”며 “다만, 옥외광고물법 적용은 별개로 자치단체에서 판단할 문제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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