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병원비 급해”…남의 메신저 무단접속 7억 가로챈 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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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1월 8일 15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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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행 개요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범행 개요도.(부산지방경찰청 제공)© News1
타인의 메신저에 무단으로 접속해 친구나 가족 행세를 하면서 급한 결제를 대신 부탁하거나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범행을 일삼아 7억 원 상당을 가로챈 사기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8일 사기 혐의로 메신저 피싱과 보이스피싱 콜센터 운영을 담당한 임모씨(45)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또 대포통장 판매자 등 29명을 함께 불구속 입건했다. 사기 조직을 총괄한 주범 남모씨(39)는 현재 필리핀 이민국에서 국내 송환 절차를 밟고 있다.

남씨 등은 2017년 2월부터 올해 8월까지 타인의 메신저에 무단으로 접속해 친구나 지인인 척하며 메시지를 보내 급한 결제를 대신 부탁하거나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수법으로 피해자 58명으로부터 7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있다.

이들은 중국 브로커를 통해 구입한 개인정보로 타인의 메신저에 접속한 뒤 연락처 목록에 있는 친구나 지인에게 ‘엄마 병원비가 급하게 필요하다’ ‘급히 생활자금이 필요한데 보내주면 곧바로 갚겠다’라는 메시지를 보내 대포통장에 돈을 입금하도록 유도했다.

피의자들은 모두 필리핀으로 건너가 단독주택를 구해 합숙을 하면서 서로 역할을 분담해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조사 결과, 남씨는 지난해 동종 범행을 저지르다 필리핀으로 도주한 뒤 교도소 동기인 임모씨(38)와 함께 메신저 피싱 콜센터를 만든 것으로 드러났다.

또 ‘필리핀 카지노업체에서 환전업무를 해 줄 사람을 구한다’는 스팸 문자를 발송해 연락이 온 사람들을 상대로 대포통장을 수집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남씨가 기존 대포통장 제공자나 국내 인출책들을 상대로 ‘필리핀 현지에서 제대로 일을 하면 수사기관에 검거되지 않고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꼬드겨 순차적으로 종업원으로 포섭한 뒤 보이스피싱 콜센터나 메신저 피싱 범행에 투입시켰다고 설명했다.

지난 1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금융거래계좌 내역 분석으로 이들을 검거하고 도주한 조직원들은 인터폴에 요청해 적색수배령을 내렸다.

필리핀 현지에서 한인 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필리핀 코리안 데스크는 지난 3월 남씨 일당의 사무실을 덮쳐 4명을 검거했으나 남씨는 2차례에 걸쳐 도주했다.

지난 9월 검거된 남씨는 현재 필리핀 이민국에서 국내 송환을 대기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꼬드겨 체크카드와 통장계좌 등을 요구할 경우 자신도 모르게 범행에 이용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부산ㆍ경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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