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고향에선]“올가을엔 김삿갓이 머문 화순 국화동산으로 오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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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화순 국화향연’이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전남 화순군 화순읍 남산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축제는 48만3600명이 다녀갔다. 화순군 제공
‘2018 화순 국화향연’이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전남 화순군 화순읍 남산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지난해 축제는 48만3600명이 다녀갔다. 화순군 제공
25일 오후 전남 화순군 화순읍 남산공원. ‘2018 화순 국화향연’을 하루 앞둔 공원은 그윽한 꽃내음이 가득했다. 야트막한 동산에 조성된 화단은 형형색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꽃물결을 이뤘다. 오색 국화와 코스모스, 해바라기, 억새, 핑크뮬리, 코키아 등이 한데 어우러져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했다. 450여 점에 달하는 국화 조형물도 곳곳에 배치됐다. 화순을 대표하는 적벽, 입석대, 공룡, 파프리카, 복숭아 등 문화관광자원과 특산품을 형상화한 조형물이 화려한 국화 옷으로 갈아입었다.

○ 국화향 가득한 남산공원

‘2018 화순 국화향연’이 26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화순읍 남산공원 일대에서 펼쳐진다. ‘김삿갓이 머문 국화동산’을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남산공원의 자연 지형·지물을 이용한 게 특징이다. 50만 주에 달하는 꽃과 경관식물이 각종 조형물과 어우러지도록 꾸며 힐링정원을 걷는 듯한 느낌을 준다. 올해 처음으로 조성한 사랑길은 대형 하트조형물과 핑크뮬리, 억새 등으로 꾸몄고 만연산을 배경으로 멋진 추억을 담을 수 있도록 대형 액자도 설치됐다.

국화작품연구회와 동호인들이 정성스레 가꾼 국화분재 작품 440여 점을 3개 전시관에서 선보인다. 고인돌전통시장에서 상설무대공연, 광덕문화광장에서는 프린지 공연, 국화와 함께하는 군민 참여마당이 열린다. 감삿갓 방랑 체험, 포토엽서 만들기 등 12개 체험행사도 상설 운영된다.

국화차 시음행사장에서는 방문객이면 누구나 가을 향기 가득한 국화차를 무료로 마실 수 있다. 국화작품연구회원들이 재배한 아름다운 국화도 구입할 수 있다. 국화 심기 체험은 주중 1시간 간격으로 5회, 주말은 30분 간격으로 10회가 진행되며 예쁜 국화 화분을 가져갈 수 있다.

박용희 화순군 문화관광과장은 “지난해에 48만3600명이 다녀갈 정도로 화순의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했다”며 “5.2ha의 아담한 동산에서 축제가 열려 산만하지 않은 데다 각종 조형물과 국화가 조화를 이룬 것도 국화향연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 생약초와 차의 만남

광주 외곽에 자리한 화순에는 광주와 이어지는 무등산(1187m)을 비롯해 만연산(668m), 백아산(810m), 모후산(919m), 옹성산(572m), 천운산(601m) 등이 솟아 있다. 전체 면적의 74%가 산림인 데다 연평균 기온이 13.8도로 서늘하면서도 일조량이 풍부해 차와 생약초 재배의 최적지다.

‘2018 국화향연’ 기간에 화순이 약초의 고장임을 알리는 특별한 행사가 개최된다. 11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리는 ‘화순 블렌딩 국제 차문화제’다. 블렌딩(blending)은 여러 가지 차를 혼합한 기능성 차를 말한다. 전통 차는 맛과 향에 중점을 두지만 기능성 차는 맛과 향은 물론 몸에 좋은 성분까지 함유한 차다.

작설차는 화순 출신 고승인 진각국사 혜심(1178∼1234)이 처음으로 ‘작설’이라는 명칭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1809년(순조 9년) 빙허각 이씨가 엮은 생활 지침서인 ‘규합총서’에는 전국의 특산물 중 화순 능주의 작설차가 소개되어 있다.

행사장에는 화순 작설차 역사 등을 소개하는 홍보관과 차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60개 부스가 운영된다. 메가바이오숲, 전남생약조합 등 10개 업체는 화순에서 생산되는 다양한 한약재와 생약으로 만든 기능성 식품을 판매한다. ‘찻자리 경연대회’(11월 3일)와 ‘국제티블렌딩대회’(11월 4일)도 국화향연의 볼거리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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